플래시몹을 통해서 돌아보는 휙 지나갈 내 인생
예전에 유행이었던 플래시몹을 해본 적이 있다.
혹시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면 플래시몹은 20년 전에 유행하던 놀이, 혹은 오프라인 이벤트다. 예를 들어 인터넷 카페에서 여러 명의 사람들이 주로 도심 한복판에 모여서 특이하고 이상하지만 남들에게 피해는 가지 않는 짧은 이벤트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강남 역 앞에서 30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서 피카추 주제가를 합창하고 해산한다던가 하는 것이다. 아쉽게도 피카츄로 진화한다거나 하는 건 할 수가 없어서 ㅠㅜ
내가 몇 번 했던 플래시 몹의 주제가 뭐였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시체 놀이였던 거 같기도 하고.. 암튼 홍대인가 강남에서 같이 나간 친구랑 길바닥에서 쓰러져서 몇 분 간 누워 있었다. 10분 정도 하고 모인 몇십 명 익명의 사람들과 헤어졌다. 플래시몹을 한 짧은 몇 분이 지나고 결국 내 인생 8, 90년도 이렇게 짧게 '어.. 어..' 하면서 지나갈 것이 확실하다고 직감했다. 다른 모두의 인생이 그러하듯 말이다.
예전부터 하려고 많이 노력했었는데 최근에 본격적으로 내 하루를 엑셀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일기 같은 건 아니고 사업 관련해서 아래의 것들을 정리하고 기록하고 하루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오늘 새로 생긴 사업 관련 기회들, 제안들, 아이디어들
-마케팅과 게임기획, 사업개발 관련해서 30분 이상 공부하고 분석하고 배운 것들
-실제로 실행하고 기록으로 남긴 공부의 결과물들: 메일, 컨플루언스, 매뉴얼, 문서 등
-실제 결과로써 발생한 사업의 결과들: 매출증가, 클라이언트의 긍정적인 피드백, 혹은 프로젝트의 실패 등
강남 한복판에서 플래시몹으로 했던 시체놀이의 여러 순간들이 기억난다. 사람들이 모이기 전에 '이게 과연 될까'하는 궁금한 순간들, 이벤트가 시작되고 바닥에 눕기 전에 쭈뼛쭈뼛한 순간들, 바닥에 누웠을 때의 차가운 촉감, 나와 플래시몹을 하는 걸 이상하게 쳐다보는 주변의 시선들, 거기서 오는 이상하게 짜릿한 쾌감, 그리고 플래시 몹이 끝난고 해산할 때 느껴지는 이상한 만족과 의문의 순간..
그렇게 내 인생도 지나갈 것이다^^
하루를 최대한 후회 없이, 열심히, 최대한 많은 걸 해야 한다. 그 하루가 모여 결국 내 인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