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은 적도에서 보내자.
3년 만에 싱가포르로 출장을 다녀온 지 2주 가까지 지났는데 아직 출장이 남긴 기분 좋음이 사그라 들지 않았다. 몇 가지 이유를 적어봤다.
1. 나이가 들어서인지, 체질인지 겨울이 싫다. 따듯하고 차라리 더운 날씨가 좋다.
작년부터 겨울에 전체적으로 몸 컨디션도 별로고 마음 상태도 약간 우울한 상태가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올해 겨울에 내가 전체적으로 별로인 상태가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싱가포르는 1년 내내 사실상 여름인 나라다. 작은 차이긴 하지만 우리나라가 겨울일 때 날씨가 좀 시원하다. 나름 그쪽의 겨울이다. 한국에 있을 때는 주말마다 12시 가까이 늦잠을 잤는데 싱가포르에서는 9시에 일어나서 수영을 했다.
2. 다양한 인종이 있으면, 다양성과 관용이 커진다.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싱가포르도 나름 멜팅 팟이다. 전부터 뼈저리게 느끼지만 여러 인종과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서로에 대한 관용이 커진다. 관용은 곧 자유다. 그런 면에서 상대적으로 단일민족인 한국, 일본, 대만 같은 나라들은 불행하다.
3. 외국에서 일을 해도 내가 하는 일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고 새로 생기는 기회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모바일 게임의 글로벌 서비스를 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하루에 35만 명의 전 세계 사람들이 우리 회사 게임을 하루에 평균 40분 정도 플레이한다. 아래 2가지만 잘하면 외국에서 일을 해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국내 파트너들과의 지속적인 관계 유지
-한국에서 일하는 직원들 관리
물론 아직 외국에 완전히 나간다거나 하는 계획은 없다. 길게라고 해봐야 3달 정도 외국에서 살면서 일을 할 것 같고 중가중간에 한국에서도 일을 할 것이다. 하지만 인생은 한번뿐, 날씨 때문이라도 더운 나라에서의 살고 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