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동네 반찬가게 사장님과 대화를 통한 삶의 교훈

세상은 나만 열심히 사는 게 아니다^^;;

by 액션핏 박인후

며칠 전에 밤 11시 정도 퇴근길에 집에 가면서 저녁을 어떻게 먹어야 할까 고민을 했다. 요즘 저녁은 주로 집 근처 반찬가게에서 반찬을 사서 밥이랑 먹는데 밤 10시 정도라 문을 닫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가는 길에 얼핏 보았는데 반찬가게가 늦게까지 열려 있었다. 들어가서 반찬을 사면서 사장님에게 물었다. 사장님과는 그동안 단골이 되면서 얘기를 자주 나누긴 했었다.


'사장님, 오늘은 늦게까지 하시네요?'


'가끔은 늦게까지 반찬 만들다 보면 늦게 닫기도 하고 그래요'


'내일도 일찍 일 시작하실 거잖아요. 오늘 이렇게 늦게 들어가시면 몇 시에 일어나세요?'


'6시쯤은 일어나야죠'


'그럼 새벽 1시에 주수시면 잠을 5시간 정도만 주무시는데 안 힘드세요?'


'몇십 년째 그렇게 일하다 보니 그냥 그렇게 일하는 게 습관이 돼서 별로 안 힘들어요'


사장님은 나이가 60 정도 되시는 여자분이다. 작은 반찬가게라 혼자 일하시고 반찬 만드는데 오랜 경력과 일가견이 있는 분이라 방송 같은 거에도 나오셨다. 예전부터 혼자 엄청난 가짓수의 반찬을 다 만드시고 틈틈이 블로그와 유튜브를 보면서 새 메뉴를 연구하고 그런 모습을 얼핏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했다.


나도 일을 많이 하면서 잠을 평균 6시간 정도 자는데 사장님과 잠깐 대화를 나누면서 세상에는 나보다 열심히 사는 사람이 정말 많구나 새삼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사장님에게 반찬가게의 매출, 이익을 물었고 사장님은 직장인으로 치면 세전 연봉 1.3억 정도를 버시는 것 같다(매출이 아닌 자신의 인건비에 대한 이익). 이 정도면 대한민국 급여 노동자 기준으로도 상위 2%다. 사장님처럼 열심히 일하는 분들이 더 버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그날 산 반찬을 맛나게 먹었다.

KakaoTalk_Photo_2023-03-18-18-04-07.jpeg





keyword
작가의 이전글돌파는 축적을 통해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