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걸 일로 하면 싫어질까?
가끔 직원들과 가지는 회식 자리에서 아니면 밖으로 나가 점심을 먹으면서 일 외의 얘기를 할 때가 있다. 일 얘기를 하기도 하지만 일부러 다른 화제를 많이 던지는 편이다. 그럴때 꽤나 자주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에 대해서 신나게 얘기하는 회사에서 일 할 때와 다른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이 자주 있다. 물론 이런 것들은 자신이 최근 터득한 원주율 계산법이나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 떠오르는 AI기업, 최근 보고 있는 책에 대한 경우는 거의 없다. 보통 사람들이 신나서 직장 동료들과 얘기하는 것들은 맛집, 쇼핑, 여행, 최근 본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애니메이션.. 뭐 이런 것들이다. 거의 소비 활동에 대한 것이다. 참고로 우리 회사는 게임회사라 업무 외의 자리에서 게임을 신나게 얘기하는 경우는 다소 없는 편인 것 같다. 게임얘기를 하면 보통 내가 일로 연결을 해서 그런가...
나는 나이가 들면서 일과 사업에만 대부분의 시간와 관심을 들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말하는 소비 활동들에 대해서 소비의 입장에서는 관심이 거의 없다. 물론 개인적으로 잡다한 것들에 관심이 많고 호기심도 많아서 시장의 관점에서는 아주 흥미가 많아서 대화를 이어간다. 그렇지만 매출, 시장 점유율 같은 것들, 왜 인간은 그런 소비 활동을 하는가에 대해서 얘기하는건 금방 대화를 식게 만든다.
직원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관점에서 직원들이 그렇게 신나하고 빛나는 순간을 어떻게 업무에 활용하고 연결할 수 있을까, 어쩌면 과욕이 들 때가 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자신이 하는 일을 자신이 즐기는 다른 취미처럼 신나게 얘기하는 사람이거나 그 양쪽의 차이가 없는 사람들이 일을 잘한다.
보통 많이들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데 무언가를 좋아할 수 있다는건 엄청난 재능이다. 아이돌이든, 맛집이든, 신발이든, 애니메이션이든, 게임이든 내가 남들보다 평균이상으로 무언가를 좋아한다는건 그것 자체로 재능이다. 그리고 그 재능의 끝은 그것을 직접 해보는 것이다. 아이돌 덕질의 끝은 직접 아이돌이 되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하는것을 사실상 생소해 하거나 '좋아하는 일을 일로 하면 싫어진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로 덕업일치의 기회를 차단해 버린다. 인생은 한번이다. 좋아하는게 있다면 끝까지 가봐야 한다. 그 끝은 직접 해보는 것이다. 그 끝이 실패든, 좋아하는 것에 대한 바뀐 마음이든 거기서 오는 변화는 무조건 좋다. 어차피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평생 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빨리 그 끝을 가보고 다른 단계로 가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