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잡스의 평전을 다시보며 느낀 단상
10년만에 잡스의 자서전을 다시 보고 있다. 너무 재밌어서 책의 남은 분량이 줄어드는 게 아깝게 느껴진다.
*찾아보니 집에 잡스 책이 없어서 중고로 샀다. 최근에 나온 개정판은 표지 사진이 달라졌는데 옛날 버전이 맘에 든다.
잡스 자서전을 나에게 '책을 본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잡스의 이 평전은 너무 유명하지만 의외로 이 책을 끝까지 본 사람은 많지않다. IT업계에 일하고 있는 나로서도 주변에서 저 책을 본 사람은 10%도 안 될것 같다. 움직이는 사물에 1차적으로 반응하는 인간이란 동물의 시각활동에서 '문자 해독'이라는 행위를 기반으로 하는 독서는 어려울수 밖에 없다. 물론 독서가 고차원적인 행위도 아니고 그냥 유희와 정보습득의 수단 중 하나의 뿐이다. 개인적으로 스마트폰 등의 발달로 책과 독서의 재미를 사실상 박탈당한 나보다 어린 세대들을 보면 아쉽다(꼰대!!!)
잡스의 평전을 보면 역사를 공부하고 알아가는 것과 비슷한 교훈을 받는다. 결국 잡스라는 인물의 탄생과 그의 가 이룬 대단한 업적과 성취도 결국 절반 이상은 좌충우돌 우연의 산물이다라는 것이다. 잡스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불세출의 대단한 인물이고 엄청난 변화와 업적을 이뤘고 우리 시대 기업가의 아이콘이 되었다. 하지만 900페이지 책에 자세하게 기록된 내용을 보면 결국 그가 이룬 많은 성공이 많은 부분 운이었고 그의 예측과 행동을 벗어난 결과가 너무도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서 물리 키보드를 없애고 터치 스크린의 새로운 '장'으로 향후 몇십년의 미래를 정한것은 그의 고집스런 의도였다. 하지만 그가 애플에서 쫓겨나고 '넥스트'를 설립하고 사업이 고전할 때 돌파구를 만들어준 '픽사'의 성공은 그가 의도한 '하드웨어'에서 나오지 않았고 '3D 애니메이션 작품'에서 나왔다. 이 부분은 잡스도 인정한다.
역사도, 잡스의 업적도, 그리고 우리의 인생도 결국 우연과 변수, 예측하지 못함의 연속이다. 당연한것은 없고 모든것은 가능하다. 그래서 결론은... '우리 모두는 더욱더 가열차게 자기 주도적으로 자기 삶을 살아야 한다' 정도?(뭐 이런 이상한 결론이ㅎㅎ)
10년만에, 그리고 내가 사업을 하고 나서 본 잡스의 평전은 너무도 재밌고 새삼스럽다. 나이들어서 보니 귀엽고 나약한 면도 많았던 것 같고..암튼 이 책은 5년, 혹은 10년뒤에도 다시 보는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