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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액션핏 박인후 May 06. 2023

게임 마케팅 관련 글을 쓰기 시작하며

평생 해온 자기의 일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무지한가?

It's unbelievable how much you don't know about the game you've been playing all your life.

너가 평생 해왔던 일에 대해서 너가 얼마나 무지한지를 알면 놀랄 것이다.

(너는 니가 맨날 하는 일을 사실상 하나도 모른다)


(아.. 씨바ㅋㅋ 또 머니볼 얘기야? ㅋㅋ 그렇다! 또 그 얘기다!)


영화 머니볼에 처음 나온 문구다. 나는 이 말이 너무 좋다. 죽기전에 타투로 남기거나 묘비명에 남기고 싶다. 


이 말은 머니볼이 소제로 한 야구뿐 아니라 모든 곳에 적용된다. 세상은 너무도 거대하고 복잡하고 예측불가고 알 수 현상들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매번 눈을 들어 세상을 보면 언제나 새롭고 기괴하며 요상하다. 


나는 모바일 게임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다. 게임사업은 크게 게임개발을 포함한 전반부의 제작 부분과 후반부의 유통&마케팅을 포함한 영역으로 나뉜다. 잡스의 유산으로 유통이 사실상 일원화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후반부의 부분은 사실상 마케팅이 전부라고 할수 있다. 현재까지 우리 회사는 후반부의 마케팅 부분을 뾰족하게 해서 지금까지 살아남았고 성장했다. 그럼 우리 회사는 후반부의 마케팅 부분도 뾰족한 회사인가? 질문에 답은 성과로 보여주면 된다. 놀랍게도 성과중심의 지금의 자본주의체제는 '매출, 영업이익'등으로 플레이어들의 성적을 메긴다. 여기에는 대체적으로 핑계와 변명이 없다. 직장인은 연봉으로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고 회사의 경영자 역시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자신을 가치를 증명하면 된다. 


하지만 일을 잘하는 것과 회사의 실적을 경영으로서 잘하는 것은 조금 다르다. 전투와 전쟁의 차이랄까. 나는 전쟁과 전투도 잘하고 싶다. 그러려면 회사 경영도 잘하고 싶지만 내가 주로 하는 일, 게임을 마켓에 내서 성공시키는 일, 마케팅도 잘하고 싶다. 물론 전투에서 승률이 높아지면 전쟁에서도 이기게 될 것이다. 


고백하자면 내가 게임회사에서 마케터일 때 결과적으로 타율이 좋은 마케터가 아니었다. 변명하자면 타석에 선 적이 별로 없었다고 할 수 있지만 타석에 몇번 서서도 결과가 별로 였다. 기껏해야 포볼로 1루에 한번 나갔을까? 지금의 내가 가진 마케팅 지식과 경험을 생각하면 5~10년전 내가 마케터로서 몇억이나 되는돈을 몇일안에 쓸수 있었다는게 놀랍다. 경비행기를 몇번 몰아본 아마추어 파일럿에게 도쿄 공습이란 목표를 맡긴 격이다. 결과는 일본 상공을 날기는 커녕 항모에서 이륙하자마다 바다에 꼴아박은적이 몇번이다. 결과가 내 탓만은 아니지만 어쨋든 부끄러운 과거다. 나는 더 배우고 공부했었어야 했다. 


물론 지금 나는 개인의 입장으로 사업을 하지도 않고 사업과 게임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 훌륭한 멤버들과 팀으로서 일한다. 이미 지상전과 각개전투는 나보다 팀원들이 잘한다. 하지만 아직 작은 회사로서 내가 많이 알고 많이 공부하는 만큼 우리 조직도 강해질 것이다. 마침 브런치에 글을 쓰는것도 익숙해지고 생각보다 브랜딩도 되는 거 같아서 앞으로 일주일에 한두개씩 게임 마케팅 관련 글을 써보려고 한다. 


나는 하루종일 사업 생각과 게임 생각, 마케팅 생각을 하고 싶다. 지금도 상당히 그런 편이지만 지금보다 더 그러고 싶다. 내일의 내가 발전하는 만큼 오늘의 미천한 내가 부끄러울 것이다. 몇달뒤, 몇년뒤에 '어떻게 그런것도 모르고 프로젝트를 시작했지?' 라고 오늘의 나를 비웃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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