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아이들의 삶을 하나하나 쫓아가기가 벅차다.
어린이집과 학교를 마치고 난 저녁 시간은 모래처럼 가볍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
친구 집에 가고 싶고, 학원도 가고 싶고, 책도 사고 싶고, 놀고 싶고, 만화도 보고 싶고.
둘의 몸으로 셋을 쫓아가느라 시공간을 점프하며 지낸다.
오랜만에 다섯이서 함께 저녁을 먹는 오붓한 하루.
자꾸만 만족과 풍요로운 행복이 끼어든다.
먹을 게 조막만 한 세 입에 잘 들어가나 확인하느라 정작 음식의 맛은 느낄 겨를 없는 정신없는 저녁식사
그 틈에 들어온 우리 행복의 하얀 솜털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맛난 건 다 뺏아 먹고, 턱과 입에 국과 소스를 묻히고, 밥 먹다 의자 위에 올라가 춤을 추는 아이들이 번거로움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건 부모가 되고서야 알았다.
결국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삼단 합체
내가 저지른 가장 무모한 짓
태어나 가장 잘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