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너무 좋아
아침이 시작되기 전에 일어나고 싶다.
모두 다 잠든 시간에 일어나서 나의 정신없음을 도닥이는 때를 갖고 싶다.
가로로 누워 자는 아이,
안으면 도망가는 아이,
내 베개와 이불을 뺏아가는 아이,
이를 가는 아이,
품을 파고드는 아이가 있는 안락함에서 조금 빨리 빠져나와
차가운 거실 한가운데 나를 놓고 아침을 즐긴다.
까치발을 하고, 간신히 유통기한을 넘기지 않은 차를 하나 찾아와
뜨거운 물에 담가 놓는다.
굽은 허리를 펴고, 승모근을 다독인다.
새벽을 가진 대신
낮동안의 졸음을 함께 얻고
이게 바른 방향이나, 옳은 길이냐 혼자 물으며 내심 깔깔거린다.
오늘도 꾸벅거리는 낮을 살겠지만 이 상큼한 새벽을 포기 못하겠다.
하루가 이럴 수만 있다면, 낮과 밤을 바꿔 살고 싶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