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시간
가만히 앉아서 무언가 집중하다 보면 숨이 짧아진다.
입을 벌리고 공기를 마시면 입이 텁텁해진다.
엉덩이를 들었다 놨다 하면서, 호흡의 길이가 짧아진 이유를 찾는다.
다섯 살 때 천식 때문인가. 실내 공기질 때문인가.
휘리릭 한 바퀴 돌아보다 우연을 빙자한 고의로 휴대폰에 손을 댄다
카톡이 왔네, 한 개 왔네. 별 일도 아닌 것을 별 일로 만들며 답을 보낸다.
호흡도 도울만큼 집중력이 짧은 나다.
나의 이 몸뚱이를 데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 번뇌에 빠진다.
몸뚱아, 몸뚱아 어쩌려고 집중력이 오분이 안 가니.
살아봐요 살아봐요. 댁의 몸뚱이로 살아봐요.
오지라퍼 댁의 몸뚱이로 살아봐요.
여전히 세상에 호기심이 넘치는 댁의 눈으로 살아봐요.
왜 내 탓만 하는 거야. ㅇ뤼ㅏㅎㅁ뉘ㅏ임!!
그래 우리 화해하자
침잠하는 시간에 던진 외로움이라는 낙인을 떼자.
고독의 시간에 감사하자. 되는대로 고독의 시간을 낚아채자.
이른 저녁, 점심과 저녁 식사 사이, 허기진 본성에 탄수화물에 달려들듯
고독의 시간을 움켜쥐자. 더 찾자. 구석구석 숨은 고독의 시간을.
더 파고들어 나와 나만 있는 그 시간에 머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