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귤
친구의 집에 초대받았다.
채소구이를 해줬다.
올리브유와 소금에 잠깐 재워뒀다 오븐에 구운 야채구이.
음식은 맛있었다.
따뜻하고 건강에 좋은 것 해준 친구도 참 고마웠다.
미워하는 마음 안에 산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미움은 앞장서는 마음 같다.
파수꾼처럼 마음 입구를 막아서고는 행복도 기쁨도 들어서지 못하게 한다.
미움의 틀거리는 아주 밉게 생겼나 보다.
늘 뾰족한 것만 만들어낸다.
무엇이 들어가도 뾰족하게 만들어 내 마음을 찔러댄다.
마음에 미움이 들어섰다는 것은 사실 별 것 없다.
선글라스를 벗는 것처럼 가볍게 미움의 프레임을 벗어던지면 되는 것이다.
그럼 온화하고 따뜻하고 사려 깊고 재미있는 세상이 왜곡되지 않을 것이다.
모가 난 부분은 넓게 확대하고 반대의 것은 좁게 만드는 자유롭지 않은 왜곡의 시선을 벗어던지면 된다.
등 뒤로 가볍게 휘익.
휘익 휘익 휘익.
상처는 상처대로 둘 일이다.
자책의 소금을 뿌려댈 일 없다.
사랑은 사랑대로 받을 일이다.
자격지심의 모래를 비벼댈 일 없다.
휘익 휘익. 살아지는 대로 살 일이다.
버려지는 대로 던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