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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현 May 09. 2023

(책리뷰) 대화 / 갈릴레오 갈릴레이

 


 안 그래도 벽돌책이 오랜만이었는데, 내용 또한 나에게는 한 번만 읽기는 버거운 부분들이 많아서 더 오래 걸렸다. 그래서 책리뷰도 너무 오랜만에 남기는 느낌이다. 평소에 천문학, 과학 등 관심이 있는 분야라서 '대화'라는 책을 겁도 없이 읽기 시작했다. 사실 책 안에 모든 내용을 이해하겠다는 생각으로 읽은 건 아니라서 겁낼 것도 없었다. 


 이 책에서 대화는 지동설과 천동설을 주장하는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자가 배운 교육, 실험과 관찰을 통해서 보고 느낀 증거들을 바탕으로 무엇이 진리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이 담겨있다. 자전, 공전, 중력, 물체의 운동 외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서 서로의 의견을 주장한다.


 먼저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점은 연극 대본을 읽어나가는 느낌이었다. 제목처럼 대화 형식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읽고, 이렇게 느끼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직업상 연기를 하고 있고, 그리고 요즘은 영화연기를 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연극 공연을 선 날이 오래되어서 연극 대본을 읽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읽어나가는 데 있어서 재미를 느꼈다. 


 사실 이 책에 나온 내용들에 대해서 후기는 못쓰겠다. 솔직히 모든 내용이 정확히 기억도 안 난다. 이해 못 한 것들도 꽤나 있다. 평소 관심 때문에 그때에 사회적 상황이 어떠한지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어서, 갈릴레오 갈릴레이(이의 주장을 함께한 모든 사람들)가 자기 신념을 위해 얼마나 큰 용기를 내었는지 느끼는 데만으로도 좋았다. 그리고 그가 낸 용기가 그 시대는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서 훗 날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다줬는지에 대한 고마움도 살짝 들었다.   


 이 책에 나온 내용들을 지금은 과학적으로 보면 너무나 당연한 사실들이라서 토론할 이유조차 없지만, 그 시대에 지동설을 주장했던 천동설을 주장했던 이러한 대화들이 오갔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인 것 같다. 이러한 대화조차도 허락되지 않는 사회적 상황이었기에.  


 그래도 인상 깊었던 부분을 하나 쓰자면, 우리가 느끼는 감각에만 의존하다 보면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책 내용에서 예를 들면, 왜 대포를 수직으로 위로 쏘면 포는 그 자리에 떨어질까. 지구가 자전한다면, 포를 쏜 대포와 포의 자리가 같으면 안 된다는 주장을 한다. 따라서 지구는 움직이지 않는 천체의 중심이라는 것이다. 


 인간을 비롯해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중력과 자전, 공전 등을 포함해 똑같은 운동을 에너지를 받고 있다. 그래서 사실과는 다르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지만 그들이 깨닫지 못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과학적으로 뭘 느꼈다는 게 아니다. 


 우리들도 살아가면서 감각에만 깊게 의존하는 경우가 있을지도 모른다. 나도 그랬던 적이 있을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게 다라는 믿음, 혹은 내가 들은 것이 사실이라는 믿음, 아니면 어딘가에서 받은 교육에서 너무 감명을 받아서 그것이 진리라는 믿음. 우리는 정말 중요한 진실을 놓치는 많은 경우 속에서 살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을 조금 더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느꼈다. 사실 이 책을 통해서 이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될 거라는 기대는 안 했다. 사실 이 정도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시간이 아깝지 않다. 우선 연극 대본을 읽은 것 같아서 좋았고, 그때 그 사람들의 대화를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대화 속에서 나 스스로에 맞는 몇 가지의 배움이 있었다. 


 이 책은 나무보다는 숲을 보는 것 같이 읽었다. 반 강제적으로.. 이해를 못 해서. 이해를 하려 너무 노력하면 못 읽을 것 같기도 했고. 과학 관련 책이 아니라, 제겐 철학책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반가웠습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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