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모르는 사람에게 침을 맞는 일까지 겪었는지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해요. 이야기를 풀기 전에 간단하게 이유를 말하자면, 이유는 하나였어요. 돈이 없었어요. 그때는 배우로의 수입이 0원이었거든요. 그래서 언제나 생계를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했어요. 어쩌면 배우로라는 직업보다 아르바이트를 위해서 쏟는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럼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게요!
때는 2017년쯤이었던 것 같아요. 위에 적은 것처럼 작품이 들어오지 않을 때였어요. 오히려 돈을 주면서라도 작품을 하고 싶었던 시절이었어요. 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저녁부터 새벽까지 하던 시절이었어요.
한 테이블에서 맥주를 주문했었나 봐요. 같이 일을 하면 직원이 주문을 받고, 그 직원은 다른 하던 일이 있어서 제가 제 일을 마치고 바로 맥주를 테이블로 가져다 드렸어요. 그때부터 시작이 되었어요. 맥주잔을 내려치더니 그러더라고요. "빨리 안 가져와?" 그의 말이 저의 가슴을 치는 것보다 맥주잔을 내려치면서 저의 몸으로 튄 맥주가 더 눈에 들어왔어요. "죄송합니다" 한 마디면 끝날 일 일수도 있다고 그 후로 생각이 들었는데, 그때에는 그러지 못했어요.
그러한 상황이 벌어지고 순간 감정으로 말하거나 움직이면 평점심을 너무 잃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한숨을 쉬고 그 자리에 나무처럼 서서 맥주잔을 바라보고 있었죠.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제 마음이 더 요동치지 않을지 몰랐어요. 그렇게 있는데, 그런 제 모습이 보기 싫으셨나 봐요. 자리에서 일어나시더니 너를 밀치셨어요. 똑같이 다시 한숨을 쉬었어요. 오히려 대꾸가 없는 게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했는지 갑자기 제 얼굴에 침을 뱉더니 담고 있던 말을 서슴없이 내보내더라고요. 그 말의 방향성은 당연히 저였죠.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그때 이성을 잃을 뻔했던 것 같아요. 둥글게 살자는 게 저의 삶의 가치관 중 하나인데도 말이죠. 그걸 느꼈는지 같이 일을 하던 직원분들이 중재를 하기 위해 오셨어요. 같은 테이블에 계셨던 일행분들도 그 상황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움직이기 시작하셨고요. 결국 사장님까지 오셔서 사장님 선에서 일을 마무리해주셨어요. 덕분에 일은 더 커지지 않고 마무리가 되었죠.
그런데 아마 직원분들이 말리지 않았어도 저는 "죄송합니다"를 반복하며 그 상황을 넘어가려 했을 거예요. 왜냐하면, 돈이 없었거든요. 당장 돈이 있어야 배우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었던 그때를 생각하면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서 정당하게 대응할 거라고 대답은 못하겠어요. 너무 간절하고, 두려웠거든요. 정말 두려웠어요.
많은 시간이 지나고 생각을 하면서 그 손님말이에요. 저를 참 많이 변화시켜 줬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도 경제적으로 뒷받침되어야 내가 어디 가서 존엄성은 지키면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래야 내가 내 꿈을 포기 안 하고 오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경제적인 중요성을 깨닫고 지금까지 오기까지 원동력이 된 몇 가지 일들이 있지만, 이 손님은 그 이유 중 손가락 안에 들어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꿈을 위해 다른 거 생각 안 하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도 물론 너무 멋진 일 이라고요. 하지만 가능하다면 보다 더 좋은 상황을 만드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물론 오직 꿈을 위한 상황들을요. 우리는 어느 사회적 위치에 있더라도 존재 자체로서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절대 잊지 않기를 바라요. 남들이 존중이란 걸 해주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럼 그 사람들이 나를 존중하도록 나 스스로 만들어야 해요. 어쩌겠어요.
잊지 마세요. 어느 위치에 있던지 우리들은 그 자체로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요. 스스로가 먼저 그것을 느끼고 자신을 아끼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