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채목 Jul 28. 2020

하이힐 그 치명적 유혹

 요즘은 하이힐을 넘어 킬힐이란 이름의 높은 굽 구두가 낯설지 않을 만큼 많이 보인다.

 구두만 놓고 보면 높은 굽 구두들 정말 예쁘다. 탐이 난다. 갖고 싶다. 신고 싶다.

 그러나 막상 신어보면 숨이 턱 막힌다. 그걸 그냥 신고 가만히 서있는 것만으로도 서커스인데, 그 높은 굽의 신을 신고 걸어 다닌 다는 것은 고문이다. 심지어 하이힐을 신고 뛰어가는 것은 묘기 대행진에 나와야 할 고도의 기술이다.

 나는 키가 약 170cm이다. 사실 굳이 키를 높이기 위해 굽 높은 구두를 신어야 할 절실한 이유는 없다. 평상시에 주로 굽 낮은 단화나 운동화나 편한 캐주얼화를 신는다. 그러나 정장을 입을 때나 드레시한 옷을 입을 때 굽 낮은 구두와 굽 높은 구두 사이에서 늘 갈등하게 된다.

 발의 건강과 편안함을 위해선 당연히 단화가 탁월하다. 하지만, 보기에 아름다운 건 하이힐이다. 옷과 매치하면 더더욱 하이힐을 신은 모습이 아름답다. 물론 이것도 어떤 편견일지 도 모른다. 편견이건 아니건 현재 우리의 인식 속에선 낮은 굽 구두를 신은 모습보다 높은 굽 구두를 신은 모습이 더 섹시하고 더 아름다워 보인다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키를 높이고 싶다는 욕구와는 다른, 더 섹시하고 더 아름다워 보이고 싶다는 욕구라고 할 수 있다.

 하이힐을 오래 신은 사람 중엔 “무지외반증”이라는 발 변형이 일어난 경우도 많이 있다. 발 건강을 생각한다면 앞이 뾰족한 디자인의 하이힐은 결코 권장할 신발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오늘도 많은 여성들이 고민을 한다. 하이힐을 신을 것인가 단화를 신을 것인가.

 비단 우리나라 여성들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구두에 관한 욕망은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에서도 주된 관심사임을 알 수 있다. 주인공 캐리와 그녀의 친구 샬롯은 예쁜 구두는 아무리 비싸도 사다 모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녀들의 주된 관심사 중에 하나다. 그 드라마에 등장했던 브랜드 구두들이 국내에도 많이 알려지게 되기도 했다.

 화장실이 없던 베르사유 궁에서 노상 방뇨를 하다 보니 오물이 발에 묻지 않게 하기 위해 하이힐을 신게 되었다는 설도 있고, 키가 작았던 루이 14세 황제의 키가 작은 콤플렉스 때문에 하이힐이 개발되었다는 설도 있는데, 현대에는 하이힐이 섹시함과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바뀐 것이다.

 오물을 밟을 일도 없고, 키가 작지도 않은 나조차도 10cm가 넘는 굽의 구두도 몇 켤레 가지고 있고, 실제로 신기도 한다. 

 어차피 단화만 신는 것이 불가능한 현실이라면 하이힐이면서도 발이 편한 구두가 많이 개발되면 좋겠다. 단화를 신은 것과 동일한 편안함으로 신고 걸어 다니며 쇼핑을 해도 발이 편한 구두. 섹시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가진 하이힐이 신고 걸어 다녀도 발이 편하다? 당장 산다! 단, 아무리 편해도 안 예쁘면? 안 산다!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신어왔던 하이힐! 편하기까지 하다면? 단화 신을까 하이힐 신을까? 발도 안 아프고 허리도 안 아프다면? 정말 꿈같은 얘기다.

 발이 편한 하이힐이 있다면 참 좋겠다. 디자인도 예뻐야 된다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 건 기본. 어디 그런 하이힐 없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