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내 감정이 소용돌이처럼 시시때때로
빨려 들어갈 것처럼 마구 휘몰아치기 때문이다.
몇 주 동안 밤에 잠이 오질 않아 밤낮이 바뀌었다.
날카롭고 가시 돋친 말로 인해 미안한 마음으로
울컥할 때마다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겨우 극복하나 싶었는데 이제는 반대되는 감정이
나를 또 사로잡고 있다.
배신감과 허무함, 처음과 끝에 대한 후회.
이미 결과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무너지려는 벼랑 끝에서 하나라도 잡고 싶었던
생존본능과 더불어 따라온 나약함이 그저 부끄럽다.
분노와 화가 나를 지배하려 하는 순간,
감정을 마구 쏟아내고 싶지만 해소할 수가 없었다.
계속 반복되는 문제들과 함께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같은 자리를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참 많이 애썼다, 장세아.
수많은 아픔과 상처들을 꾹꾹 누른 채로 견뎌왔고
'시간이 지나면 해결해 주고 더 나은 내일이 오겠지'
라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으니.
뻔한 결과를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참고 참으며
슬픔을 가득 안고 살다가 상처를 꺼내었으니.
세상에 옳지 않은 감정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부정적인 감정이 내게 찾아올 때마다
숨기고 싶고, 도망가고 싶기도 하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조용히 살고 싶다.
반복된 삶 속에서 너무 지쳐있던 걸까?
일을 쉬게 되어 고정수입이 없는
9개월이란 시간을 하루살이처럼 지내며
불안과 두려움 속에 떨고 있는 내 모습을
더 이상 마주하고 싶지 않은 걸까?
점점 더 나태해져 가는 나를 용납하고 싶지 않지만,
이 시간 그리고 이 결정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그 언젠가 증명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내 선택과 감정을 피하지 않고 맞서 나가서
꿈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날도 오길 바란다.
진실한 사람으로 묵묵히 걸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