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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Jun 14. 2022

장단기 금리차 역전

왜 장단기 금리차 역전은 경기 침체의 신호가 되는가?

'장단기 금리차 역전'은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현상 중 하나로 일컬어진다. 금리가 돈을 빌릴 때 적용되는 이자율인 것은 알겠는데, 장기 금리와 단기 금리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또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된다는 것은 왜 경기 침체에 대한 신호라고 해석될까?


금융을 이해하는 방법은 '나라면 내 이익의 관점에서 어떻게 하겠는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장기 금리는 오래 빌려줄 때 적용하는 이자율이고, 단기 금리는 짧게 빌려줄 때 적용하는 이자율이다. 기간이 길면 당연히 이자도 오래 내기 때문에 이자의 총량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니, 헷갈리지 않도록 하고 '이자율'의 관점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우리는 대개 돈을 오래 빌려주는 것을 더 불편하게 생각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오래 빌려주게 되면 그 사이에 상대방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돈을 받지 못할 확률이 늘어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 내 수중에 있었다면 뭐라도 할 수 있었던 돈인데 더 긴 시간을 빌려주게 되면 내 수중에서 활용할 수 있었던 가능성이 더 오랜 기간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한 번 장기금리로 돈을 빌려주게 되면 빌려준 기간 동안 이자율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금리가 오를 거라고 생각되면 오랜 기간 일정한 금리로 돈을 빌려주게 되는 것이 불안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금융인처럼 말을 하려면 이렇게 개인적인 관점에서 생각해본 것들을 금융의 언어로 옮기면 될 뿐이다. 첫 번째 이유를 우리는 '신용리스크'가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표현하며, 두 번째 이유는 '유동성'때문이라도 표현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이유를 '미래에 대한 낙관적 기대' 때문이라고 표현한다. 왜 낙관적 이유인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지만 미래에 금리가 오를 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사실은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이기 때문이다. 금리는 경기가 호황일 때 과열을 막기 위해 오르고, 경기가 침체일 때는 금리를 낮춰서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니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이런 이유 때문에 돈을 오래 빌려주는 것이 더 불편하다. 그래서 돈을 오래 빌려줄 때는 이자를 더 받게 된다. 그래서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인 것이다. 그런데 이 이유 중에서 '일반적'이긴 하지만 '무조건'은 아닌 이유가 있다. 바로 마지막 이유, '미래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그것이다. 미래에 대해서는 항상 낙관적인 기대만 가지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미래에 부정적인 전망이 더 클 때가 있고, 이때는 오히려 나중에 빌려줄수록 더 낮은 이자를 받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돈을 오래 빌려주는 것을 더 좋게, 편하게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부정적인 전망이 커질수록 장기 금리는 낮아진다.


그렇다고 해도 더 오래 빌려준 것에 대한 신용 리스크, 유동성 관점에서의 프리미엄을 고려하게 되면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높아야 한다. 문제는 마지막 이유, '미래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장기 금리를 낮추는 요인이 점점 더 심해지게 되면 어느 순간 앞의 두 가지 요인을 모두 제쳐버릴 만큼의 힘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모든 요인을 더했을 때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낮아지게 되는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니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라는 현상은 미래에 대한 '상당히' 부정적인 전망이 원인이며, 아무리 부정적인 전망이 퍼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두 가지 요인 때문에 역전이 벌어지는 것은 일반적이지는 않기 때문에 실제로 그 현상이 발생했다는 건 아주 이례적인 수준의 부정적 전망이 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그리고 심리는 경제학에서 아주 중요한 요인인데,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시장은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 몇 번의 경기 침체가 실제로 장단기 금리차 이후에 발생했기 때문에 그것이 경기 침체의 신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더 무겁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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