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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Jul 13. 2022

소득공제의 가치평가

투자안으로서 소득공제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돈을 벌기 시작하면 세금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생각보다 많은 세금을 내는 것처럼 느껴지고, 그래서 여러 절세 방법에 관심을 갖게 된다. 절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처음으로 부딪히는 벽은 생각보다 세금이 복잡하게 산출된다는 점이다. 소득이 있고, 여러 소득공제가 따르고, 거기에 세액공제까지, 계산해야 할 게 너무 많아서 도대체 뭐가 어느 정도의 효과를 갖는지 애매모호하다. 세액공제는 나온 금액만큼 세금을 그대로 줄여주기 때문에 그나마 나은 편인데 소득공제는 더 어렵기만 하다.


특히 소득공제를 받는 방법 중에는 고민되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 연금저축에 가입하면 400만 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하고, IRP를 더하면 700만 원까지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여기서 딜레마가 생긴다. 저축은 좋지만 요즘 같이 투자에 관심이 많은 시기에는 저축이 곧 기회비용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매년 400만 원, 혹은 700만 원을 연금에 붓는 건 물론 연금을 탈 시기에 좋겠지만 지금은 내 수중에서 돈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


요즘은 예전과 달리 연금에 넣은 돈도 펀드에 투자할 수 있어서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그 돈으로 주식을 샀다면 조금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주식은 돈을 잃을 수도 있는 일 아닌가?라고 말할 수 있지만 원래 그렇다. 더 위험한 대신 더 많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아무튼, 연금에 돈을 붓든 직접 투자를 하든 그건 개인의 선택이다. 수많은 투자안 중 하나일 뿐이다. 문제는 투자안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 제대로 고민하려면 각 투자안이 갖는 의미를 알아야 한다. 연금에 투자하는 일은, 그러니깐 소득공제를 받는 일은 투자안으로서 어떤 결과를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것일까?


일단 너무 복잡한 생각은 거두자. 연금에 일정한 금리가 붙거나, 펀드에 투자해서 이익이나 손실을 보는 건 2차적인 일이다. 일단 생각해야 할 건 연금에 돈을 붓는 순간 발생하는 소득공제를 수익률 관점에서는 어떻게 봐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다.


소득공제는 소득을 없는 것처럼 생각해준다는 말이다. 우리는 소득에 따라 세금을 낸다. 세금은 복잡한 과정에 따라 계산되지만 기본적인 구조는 이런저런 계산을 거쳐 나오는 우리의 '소득'에 구간에 따라 결정된 '소득세율'을 곱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이때 소득공제는 소득을 줄여주기 때문에 세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직장인이라면 대개 1년간의 소득을 미리 예상해서 원천징수한 뒤 연말정산 때 실제 소득이 예상했던 소득에 미치거나 못 미치는 것을 따져서 세금을 환급받거나, 더 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세율은 구간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니 손 대기 어렵고, 결국 중요한 건 거기에 곱해지는 소득을 줄이는 일이다.


세금이 소득과 소득세율의 곱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는 건 소득공제는 소득세율만큼의 수익을 낸다는 사실이다. 나는 소득세율이 7%인데 400만 원의 소득공제를 받았다면 400만 원에 대해서는 7%의 수익을 냈다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소득세율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리고 누진세는 계단식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내가 속한 구간의 소득세율이 나의 소득세율이 그대로 되지는 않는다. 낮은 계단의 소득은 낮은 소득세율을 적용해오다가 초과되는 부분이 높은 소득세율에 걸리면서 점차 상승하는 것이다. 그러니 본인의 소득세율을, 다시 말해 소득공제의 수익률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작년 연말정산 결과를 보면 된다. 잘 살펴보다 보면 가중평균된 실질 소득세율을 찾을 수 있다.


그러니 소득공제의 수익률은 자신의 실질 소득세율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여기에는 하나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소득공제를 통해 얻는 수익은 반드시 얻는 수익이다. 주식처럼 손실을 보거나 예상만큼의 수익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지 않다. 그러니 그건 '무위험수익률'에 해당한다.


소득공제는 자신의 실질 소득세율만큼의 수익률을 무위험 상태에서 추구할 수 있는 투자안이다. 소득에 따라 다르겠지만 7% 정도의 실질 소득세율이 적용된다고 하면 7%의 무위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소득공제다. 과연, 당신은 7%의 무위험수익과 견줄 만큼의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소득공제를 위해 연금에 돈을 넣을지, 아니면 직접 투자를 할지 결정하기 위해 해야 할 질문이다. 그리고 잊으면 안 되는 건 연금에 넣은 돈도 나름의 금리나 수익률이 또 붙는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소득공제라는 투자안을 이기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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