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기도, 부럽기도 한 미국 부모들의 시간
지난 4월 아이의 통산 네 번째 리틀야구 시즌이 시작됐다.
올해 여름이면 미국 생활이 만 2년을 돌파하게 되는데, 만 5세에 처음 리틀야구리그에 참여한 아이도 어느덧 만 7세를 앞두고 있다.
야구 장비를 가득 담은 백팩을 메고 뛰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아이도 훌쩍 자랐음을 느낀다. 나 역시 계획에 없던 '베이스볼맘' 노릇을 미흡하나마 해 보면서 이제껏 알 만큼 안다고 생각했던 미국 사회, 미국인들에 대해서 새롭게 깨닫게 된 것들이 있다. 미국 장기 체류는 세 번째이지만, 부모로서 미국에 사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사실은 많은 점들이 새로웠다.
이번 시즌에서도 아이의 야구 경험치와 실력이 쌓이는 것 못지 않게 내가 얻게 될 간접 경험이 기대되는 까닭이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순전히 내 기록용으로라도 기회가 될 때마다 하나 하나 이 곳에 조금씩 느낀 점들을 끄적여볼까 한다.
방과후 초중고교 운동장이나 동네 공원마다 운동하는 아이들이 넘쳐나고, 엄마와 아빠들이 '뒷바라지'를 하는 모습은 이미 익숙해졌지만, 지금도 그 광경을 접할 때마다 여전히 신기하다. 아빠들은 물론 엄마들도 대부분 풀타임으로 일하고 있고, 직장도 하나같이 매우 바쁘거나 경쟁이 치열한 곳들이다. 그런데도 시간을 내어 아이들의 평일 2회 야구 연습과 게임에 참여한다. 그냥 '참여'가 아니라 리틀야구팀은 전적으로 부모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사실상 모든 것을 '기획' '조직' '실행' 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부모들이 그런 시간을 낸다는 것도, 또 시간을 낼 수 있는 여건에 놓여있다는 점은 볼 때마다 신기하고 또 부럽기도 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