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원 번다는 무료강의

SNS 내용에 혹해서 신청해 봤습니다!

by 광고관찰일지

나는 광고를 심의하는 사람이다.

허위 광고인지, 과장된 광고인지.. 하루에도 수십 건씩 보는 게 내 일이다.

일할 때 보는 시각은 그렇지만,

집에서 인스타를 보다 보면, 나도 똑같은 소비자 입장에서 광고에 혹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클릭한 쇼츠 영상.

“왕초보도 왕창 벌 수 있다는 수익화 강의”

처음엔 에이~ 과장광고지 하고 넘겼다.

근데 한번 보니까, 알고리즘 때문인지 두 번, 세 번 등장하기 시작했다.

네 번째쯤 되니까 슬그머니 손가락이 멈췄다.

‘무료 강의라는데 한 번 들어볼까?’

속는 셈 치고 신청해 봤다.


그런데 시작하고 30분 동안

“저희 수강자가 첫 영상으로 2만 원 벌었어요.”

“저희 수강자가 그렇게 시작해서 월 500을 벌었습니다.”

“50대도 400은 벌어가셔요”

“59년생 어머님도 이제 시작해서 돈 천 벌고 계십니다.”

......

아니 수익화 무료강의라면서…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만들라는 건지 소개는 없었다.

그렇게 오픈 채팅방에서도 지쳐서 언제 알려주는 거냐 누가 질문하자,

제안서 쓰는 법을 알려준다.

그다음은 포트폴리오를 만들란다.

그런데 어떻게 쓰는지? 어떻게 만드는지는 너무 설명이 미약하다.

설명이 깊지가 않고.. 표면만 살짝 긁고 넘어가는 느낌이다.

자기가 수천 권 책을 읽고 만든 노하우를 집약했으니 자기만 잘 따라오면 된단다.

뭘? 어떻게 따라오라는 건지….


그 시간 라이브 채팅창 —

------ 시작한 지 한 시간 지났는데 노하우는 언제 알려주나요? (난리가 났다.)


내가 한 시간가량 들으며 가장 거슬렸던 것은


“저만 잘 따라오면 100% 수익이 납니다.”

“문제가 생기면 제가 다 해결해 드립니다.”

“반드시 수익이 날 수 있도록 도와 드립니다.”


“100%.”, “반드시”, “다 해결해 준다” 등 단정적인 단어가 등장한다는 것은

'나는 뒤는 모르겠지만 일단 큰소리부터 쳐볼게..'라는 의미로 들린다.

일단 광고에서 이런 문구들이 나오면 의심을 해 봐야 한다.

설거지하면서 대충 듣다가, 이 문구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앉아서 집중해서 들어 봤다.

그다음이 더 가관이었다,

“저희는 절대 충동구매를 유도하지 않습니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선착순 70명 까지는 특별 혜택이 있습니다.”


그 시간 라이브 채팅창—

------ 그래서 얼마냐?

------ 무료 강의라고 하지 않았나?

------ 강의는 언제 하냐?


그 순간 이 모든 혜택을 360만 원에 제공한다고 한다.

순간 참석자의 반이 나갔다.

그랬더니 특별 할인을 해서 320만 원에 해준단다.

비싸다는 말들이 채팅창에 올라오니까

특별히 무이자 12개월을 해준다고 한다.


그 시간 라이브 채팅창 —

------ 지금을 놓치면 후회될 것 같아요.

------ 아 ~ 70명 안에 들어가고 싶어요!

------ 몇 달 수익내면 복구 하는 금액이네~


과연 이 댓글은 아군인가 적군인가…

나와 같은 단순 호기심에 들어온 수강생이라면 걱정되는 상황이고,

이 강의를 판매하는 사람이 중간중간 넣는 추임새라면??

이 댓글을 보고 누군가의 간절함으로 클릭했다가 무턱대고 320만 원을 결제할 생각 하니 아찔했다.


이 광고가 사기인지 아닌지 나는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로 수익을 내는 수강생이 있을 수도 있고, 강의 내용이 나름의 가치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누군가의 댓글처럼 나는 바보처럼 그 기회를 스스로 놓은 자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건.

“100% 수익보장”, “근거 없는 고수익 사례 반복”, “선착순”, “한정수량”, 즉시 할인’

내가 20여 년간 보아왔던 영업에서 광고하고 싶어 하는 패턴이었고, 내가 막고 싶어 하는 패턴과 일치한다.

SNS 무료 라이브 강의라는 가면을 썼지만, 이건 엄연히 상품 판매 광고로 보인다.

그런데 이 중에는 엄연히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비공개로 진행된 이 강의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종료되었다.

환불 규정이나 세부 중요한 정보는 없이, 고수익 사례만 언급되는 이 광고 라이브에서 발생되는 소비자 피해는 누가 책임을 질 수 있을까?

불안한 마음에 클릭 한번 했을 뿐인데, 300만 원이 넘는 금액까지 가는 길이 이렇게 촘촘하게 설계되어 있구나.

도움이 되는 교육인지 아닌지의 판단을 넘어서, 큰돈을 지불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정보들은 누락한 채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장밋빛 미래만 보여주고 구매를 유도하는 우후죽순 생겨나는 이런 광고들은 누가 제재 하나?

입 안이 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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