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피디아

<지속 가능한 사랑입니까?>

by 린나이

: "다녀왔습니다"라고 말할 곳이 필요한 당신에게



"결혼을 하고 싶은 게 아니야. 그냥 '지속 가능한' 내일을 꿈꾸는 거지."




일본 드라마는 보수적이라는 편견이 있다. 여전히 여자는 가정, 남자는 일이라는 구태의연한 가치관이 지배적일 거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사랑입니까?>는 그 편견을 산뜻하게 배반한다. 이 드라마는 요가 강사 딸(우에노 주리)과 아내를 잃은 아빠(마츠시게 유타카)가 동시에 '더블 혼활(결혼 활동)'에 나선다는 다소 엉뚱한 설정으로 시작하지만, 그들이 진짜로 찾는 건 '결혼'이라는 제도가 아니라 '삶의 온기'다.




1. "다녀왔습니다"의 무게




혼자 사는 삶은 자유롭다. 내가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잔다. 하지만 문득 그 완벽한 고요가 외로움으로 바뀌는 순간이 있다. 바로 현관문을 열 때다. 아무도 없는 어두운 방을 향해 "다녀왔습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 드라마는 그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결핍을 건드린다. 누군가 나를 기다려주고, 나의 귀가에 "어서 와"라고 답해주는 일상의 루틴. 나 역시 혼자의 시간을 즐기지만, 가끔은 그 짧은 인사가 사무치게 그리울 때가 있다. 주인공들이 찾는 건 결혼 증명서가 아니라, 그 인사를 나눌 '누군가'였다.




2. 사전 편찬자 아빠, 사랑을 다시 정의하다




아버지 린타로(마츠시게 유타카)의 직업이 '사전 편찬자'라는 설정은 드라마의 주제를 관통한다. 그는 매일 거리로 나가 시대가 변하며 생겨난 '새로운 단어'들을 수집하고 그 뜻을 정의한다. 이는 그가 뒤늦게 뛰어든 '황혼 이혼'이나 '혼활'과도 맞닿아 있다. 시대가 흐르면 단어의 뜻이 바뀌듯, '가족'이나 '행복'의 정의도 수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오래된 단어에 새로운 뜻을 입히듯, 부녀는 서툴지만 성실하게 자신들만의 방식대로 '가족'을 새롭게 정의해 나간다.




3. "무리해서 지금 당장 결혼하고 싶진 않아"




주인공 쿄카(우에노 주리)의 이 대사는 요즘 세대의 마음을 정확히 대변한다. 비혼 주의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결혼을 위해 나를 억지로 끼워 맞추고 싶지도 않은 마음. 드라마는 묻는다. "당신의 지금 생활은 지속 가능한가요?" 사랑도, 일도, 생활 방식도 내가 무리하지 않고 '나답게' 계속해 나갈 수 있는가. 이 질문은 결혼관을 넘어 인생관을 건드린다.




4. 자극 없는 편안함, 우에노 주리와 마츠시게 유타카




이 드라마의 최대 미덕은 '빌런 없는 편안함'이다. 막장 요소나 억지 갈등 대신, 서로를 존중하는 어른들의 대화가 채워진다. 특히 우에노 주리의 생활 연기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고독한 미식가>로 익숙한 마츠시게 유타카의 귀여운 중년 연기는 극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아준다. 부녀가 티격태격하며 서로의 연애를 응원하는 모습은 이상적인 가족의 형태를 보여준다. 보고 있으면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무해하고 다정한 드라마다.





Editor's Note




드라마를 다 보고 나니 제목의 물음표(?)가 마침표(.)로 바뀌는 기분이다. 지속 가능한 사랑이란 결국 거창한 열정이 아니라, 서로의 하루 끝을 지켜주는 소소한 안부 속에 있는 것 아닐까. 자극적인 소재 없이도 시청자를 잡아두는 힘, 작가로서 배우고 싶은 지점이다.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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