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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첫 단독 배낭 여행, 몬트리올

홀로 배낭 매고 떠난 몬트리올 그리고 퀘벡, 과연?

때로는 세상에서 단 하나의 먼지로라도 존재하기 싫을 때가 있다. 

그런 느낌이 나를 많이 괴롭혔을 때 캐나다로 도피를 했지만, 이 곳에 와서 적응을 해가니 또 다시 많은 생각과 번뇌, 무기력함이 나를 찾아왔다.

모든것에 대한 끈을 그저 놓고 싶어서 홀로 배낭 여행을 선택했다.

물론 원래도 캐나다에 왔으면 겨울에 몬트리올과 퀘벡을 돌 것이라 다짐했었다.


5시간 가량의 아침 비행기를 타고 몬트리올에 도착하니, 이미 해가 진 저녁이었다.

숙소 체크인을 마치고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세인트 로렌스 강 근처의 'La Grande Roue de Montréal'. 

저녁 8시 즈음이었는데 이미 까마득한 밤 전경과 벤쿠버와는 또 다른 추위가 나를 맞이했다.

그럼에도 마트나 편의점 곳곳에 맥주를 파는 낭만있는 몬트리올 프렌치들 덕분에 야경에 노상을 즐길 수 있었다.


노상 후, 다시 숙소에 돌아가 다음날 아침 부지런히 향한 곳은 성 요셉 성당(Saint Joseph's Oratory of Mount Royal). 막 도착 했을 때 공사중이라는 알림판 때문에 못 들어가는 줄 알고 실망했지만 다행히 내부 전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아름답고 성스러운 내부로 들어서면 나름 몬트리올의 손 꼽히는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관광객 모두 조용히 기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눈 앞에 펼쳐진 장엄한 건축물에 무교인 나도 어느덧 기도를 하고 내 미래,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미래를 진심으로 기도드리고 있었다.

연말에는 모두가 그렇겠지만, 어김없이 찾아오는 올해를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한 고찰과 내년에 대한 다짐 등이 각자 개개인을 피곤하게 만든다. 

나에게도 그런 시기였는데, 기도를 드리며 나름 생각 정리를 잘 한것 같다. 


그 다음에 부지런히 향한 곳은 노트르담 대성당(Notre-Dame Basilica of Montreal) 이였다. 

외관상으로는 다른 성당과 비슷해 보이겠지만, 그 안의 신성한 분위기는 그 어떤 성당도 따라올 수 없었다.


처음 들어서자 마자 내부의 화려하고도 신성한 분위기에 압도당해버렸던 순간이다.

내가 살면서 몬트리올의 노트르담 대성당에 가볼 상상을 할 수 있었을까?

캐나다에 와서는 모든 여행과 모든 순간들이 참 상상 그 이상으로 놀랍다.


여행을 왔으니, 맛집도 시도해 보았다.

'Schwartz's Deli' 이라는 유명 맛집 샌드위치집에 방문했는데, 생각보다 서비스는 별로였다.

물론 가격 대비 맛도 기대했것 것 만큼은 아니였지만 평균 이상의 훈연고기의 맛이 일품이었다.


몬트리올에서 시간을 보낸 후, 퀘백행 기차를 탔다.

내 이번 여행의 가장 편안했던 시간은 기차 안이라고 할 만큼 힐링할 수 있었던 공간이다.

퀘백으로 향하는 그 시간, 그리고 다시 몬트리올로 돌아오는 시간까지 기차 안에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물론 아직 확정적인 답은 없지만(아마 결과가 닥치기 전까지 답을 못내리지 안을까) 어느 정도 마음 저이를 했기에 앞으로 나에게 주어진 슬픔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


벤쿠버보다 더 추웠던,  그리고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했던.

그래서 더 소중하고 중요한 나의 첫 배낭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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