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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쿠버에도 볕들 날 온다

what's the most scary thing in your life

what's the most scary thing in your life? 

I think ... not enough money and wasting the time.


21살이라는 어린 나이가 무색하게도 지나치게 신중하고, 어른스럽고, 진중한 친구. 

그래서인지 때로는 너무 스스로를 얽매는 듯 하여 안쓰러운 친구가 있다.

그 친구의 삶에도 언젠가 이 사진을 보면 "아 이때 하늘이 정말 예뻤는데..."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그 정도의 생각만, 그리고 어렴풋이 그 때 같이 하늘을 본 친구가 나였다는 것을 기억해 주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벤쿠버의 연말이다.


즉흥적으로 놀러 간 잉글리쉬 베이


레인쿠버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이번주는 날씨가 화창했다.

물론 겨울이라 추운 감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비가 안오는 게 어디랴.


벤쿠버의 겨울 하늘은 이렇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다채로운 하늘도 있구나.

하늘색, 보라색, 주황색, 분홍색... 형형색색의 하늘을 보며 앞으로 남은 인생도 여러 나라의 다채로운 하늘을 보면서 살아가고 싶다는 막연한 인생의 꿈이 생겼다.

캐나다에 오고 나서 한가지 확실해 진 점은 해외를 돌아다니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점. 

그리고 콘텐츠 업계에서 보다 달라진 시각으로 다시금 일해 보고 싶다는 것.


함께 잉글리시 베이를 걷고, 카페에 갔다.

언제곤 평범하게 자리 잡은 이 만남이 한달 후에는 더이상 지속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기에 

그 무엇보다 소중한 시간이었다.

가끔씩 지나치게 깊은 대화에 낯설고 또 때로는 너무나 직관적으로 보이는 우리의 관계에 낯설었던 가을-겨울이다.

언제곤 끝을 생각하며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그 '끝'이 무서워 입이 옴짝달싹 못하는 그런 계절이다.


유일하게 24시간 운영하는 브레카, 우연히 같은 케이크를 골랐다.


한마디 상의 없이 같은 색의 후드 티셔츠를 입고, 또 때로는 그 많은 케이크 사이에서 같은 종류의 케이크를 고른 다는 것. 

이 친구가 아니라면 자연스럽게 웃고 넘길 일일 텐데, 괜스레 생각이 많아지곤 한다. 

벤쿠버 다운타운의 중심가에도 벌써 크리스마스가 왔다.

작은 전구 하나 하나에 올해 혹은 내년의 소원을 빌고, 앞으로를 위해 잠시 수련을 멈추는 나날이 왔다.

이때 즈음 내가 이전 회사를 계속 다니고 있었으면 어땠을까.

아마 지금 만난 수많은 소중한 인연들 조차도 만나지 못했겠지...


인생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시간 낭비라면, 

나는 제일 무서운 것이 이미 빠르게 흐른 시간을 체감한다는 것.

어쨋든 나중에 후회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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