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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걸어, 스탠리 파크 한바퀴

3시간 반의 대장정... 그럼에도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던 버킷 리스트

벤쿠버 다운타운의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는 바로 '스탠리 파크'(Stanley Park)다.

한여름에는 많은 파티가 열리고, 퇴근 후 사람들도 시원한 맥주와 음식을 싸들고 삼삼오오 모이는 곳.

겨울에는 가끔 날씨가 좋을 때, 부지런히 런닝을 뛰러 나가는 가장 큰 공원 중 하나.


제일 처음, 스탠리 파크를 다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한 친구의 말 때문이었다.

언젠가 날씨가 좋으면 같이 스탠리 파크 한바퀴를 다 돌아보자는 말.

아무래도 그 친구와 지킬 수는 없을 것 같아서, 날씨가 좋을 때 혼자 가보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셋 비치부터 시작해, 잉글리시 베이 그리고 스탠리파크로 향했다.

워낙에 걷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이미 다운타운은 참 많이 걸어다녔기에

스탠리 파크 초반까지는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생각도 참 많이 정리했다)


벤쿠버 온지 얼마 안됐을 7월에 가보고, 정말 오랜만에 다시 만난 서드 비치.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계절도 변했고, 나도 많이 변한 그 후에 다시 만난 이 곳 또한 변해있었다.

언젠가... 내가 다시 이곳에서 살 수 있을까? 내 미래는 어떻게 흘러갈까?

요즘들어 이런 생각을 많이 한다. 알 수 없는 인생인데 그래서 어떨때는 더 슬프고, 때로는 더 재밌다.

스탠리 파크를 한바퀴 다 돌아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숨겨진 명소.

큰 바위위에 앉아있는 한 여인의 모습인데, 저 넒은 바다위에 홀로 앉아있어야 한다면 참 외로울 것 같다.

누굴 기다리는 것인지, 혹은 그리워하는 것인지. 여인의 사연이 궁금해 진다.


Rock Point 였나... 어떤 지점이었는데 이 근처 자연 경관이 무척 놀라웠다.

한편에는 높은 암벽들이 있고 또 다른 한편에는 드 넒은 벤쿠버의 바다를 함께 볼 수 있었다.

7월 한 여름에는, 이 길을 걸으면서 앞으로 어떤 일들이 나에게 펼쳐질 지 설렜던 것 같은데.

이때는 같은 길을 걸으면서 그간의 벤쿠버에서의 추억들을 돌아보며 감사해했고, 아쉬워 했고, 남은 시간을 더 즐겨야 겠다 라는 생각도 했다.


걷고 걸어, 3시간 반의 대장정 끝에 겨우 마주한 다운타운 야경.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 너무 아름답다. 그 친구도 이 야경을 보았겠구나, 같이 봤으면 뭐가 달랐을까"

아무래도 단단히 말린 것 같다.

근래들어 깨달은 것은, 아무래도 나는 아직 너무 미성숙한 사람이고 나를 스스로 사랑하는 법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캐나다에 와서 더 발전하고, 많이 배우고, 많이 달라져 있을 내 모습을 기대했는데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수 많은 생각이 나를 괴롭힘에도 참 예뻤던 야경.

하지만 아무래도 한국 가기 전 다시 도전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집에 돌아오자 마자 감기기운에 앓아 누웠던 날.

*별첨으로는 유난히 하늘 색이 예뻤던 지난날의 벤쿠버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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