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히 접은 마음, 천천히 떠나 보내리

26살 '어른이'가 되도 이별은 늘 어려워요

"이별은 마음의 전쟁이며, 그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부지런 해야 합니다"

영어강의채널 TED에서 우연히 들었던 한 강연자의 연설이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소중히 생각한다면, 때로는 냉정해 질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22살, 첫 이별을 겪었을 때는 어떻게 보면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서 가장 좋을 때의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

그때로 내가 다시 돌아간다 해도 아마 같은 상황을 반복했겠지.


벤쿠버에 와서도 우연히 인연을 만났고, 결코 이루어 질 수 없는 관계임을 알았음에도 마음을 줬다.

그때의 성급했던 내 결정은 기어코 지금의 나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준 것 같다.

하지만 나는 22살이었을 때의 내가 아니니, 더 많은 경험을 겪어 온 26살의 내가 되었기에

좀 더 어른스럽게 이겨내보려 한다.

애초에 처음부터 먼 미래를 함께 그려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없었기에, 언젠가 맞닥트릴 순간이 조금 빨리 왔다는 심정이다.


KakaoTalk_20231209_175359949_03.jpg


언젠가 인생에서 다시 벤쿠버에 온다면, 그리고 다시 선셋 비치를 가게 된다면, 아마도 그가 가장 먼저 생각날 것이다.

그만큼 소중했고, 행복했고, 낭만적이었던 내 지난날의 추억들.

미운 마음이 전혀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조금 더 삶의 경험을 한 어른으로서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의 관계이기에 괜찮다.


어쩌면 캐나다에 와서 이런 경험을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나에게는 한 평생 잊지 못할 이야기가 생긴 거니까.

KakaoTalk_20231209_175359949.jpg

나는 그보다 더 어른이니까, 어쩌면 내가 좀 더 성숙한 자세로 마지막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화양연화' 라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의 의미처럼, 캐나다 생활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한 때를 좋게 기억할 수 있게.

(마지막 영화 수업 과제로 '화양연화' 영화를 편집 해야 하는데 정말 놀랍다. 영화 감독의 인생은 영화 제목처럼 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가보다)


KakaoTalk_20231209_175359949_02.jpg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시간을 함께 했고, 많은 대화를 나눴고, 많은 경험을 함께 했다.

그 시간들에 대한 '정'이 깊어져 힘든 것이지만 이는 시간이 흐르면 좋은 추억으로 남겨질 것을 이미 경험해 봐서 잘 안다.

그럼에도, 어른이라고 자부했음에도 이별은 아직 힘든가보다.


KakaoTalk_20231209_175359949_04.jpg

아직 한달 가량의 시간이 남았으니, 마지막 순간을 아름답게 기억할 수 있게.

슬슬 소중했던 마음을 고이 접어가는 연습을 해야할 것 같다.


다시 생각해보면, 나의 벤쿠버 생활에 이런 추억들을 선사해 줘서 고마운 마음 뿐이다.

진정 마지막에는 그 친구의 미래를 진심으로 응원해 줄 수 있는 멋진 어른이 되자!

작가의 이전글고삐풀린 나의 음주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