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살면서 볼 수 있을까 했던 그 공연, 역시 사람 인생 몰라
몇년 전, 부모님 결혼기념일 선물로 '태양의 서커스' 티켓을 샀던 적이 있다.
당시에 좋은 자리였기에 둘이 합쳐 약 40만원 했던 기억이 났는데, 어엿한 직장인이였기에 무리해서라도 좋은 추억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결제하면서, 나도 언젠가 내 인생에서 이 서커스를 볼 수 있는 날이 있을까 싶었는데... 사람 인생은 정말 모른다.
그때 당시에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벤쿠버에서! 내가 태양의 서커스를 보다니.
생각해보면... 올해는 정말 내가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일들의 연속이었다.
회사를 그만둔 후 벤쿠버에 왔고, 좋은 친구들을 만났고, 나이아가라 폭포를 봤고, 태양의 서커스까지 봤다.
우연히 시간이 남아, 혼자 즉흥적으로 결정하고 본 태양의 서커스 공연.
이번 시즌 제목은 'KOOZA' 였는데, 산스크리트어로 상자, 궤, 또는 보물상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몰랐는데 태양의 서커스 본사가 캐나다 몬트리올이라고 한다!
보물상자라는 뜻 답게 한 어린 아이의 꿈 속에서 펼쳐지는 판타지 같은 인상이었다.
캐나다에 와서 내 성격과는 다르게, 즉흥적으로 끌려서 시도하는 게 참 많았다.
그 중 후회한 것도 있지만, 오늘 공연처럼 만족한 선택도 있다.
올해 연말까지는 정말 말 그대로 '관광객' 처럼 살고 있지만, 2024년 1월은 공부에도 좀 더 몰입하는 한달을 지내야 할 것 같다.
이번 서커스 공연은 혼자 봤지만, 너무나 재밌고 기억에 남을 행복한 순간이었다.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다음에 만날 '태양의 서커스' 공연에서는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 혹은 가족과 함께 그 순간을 즐기고 싶다.
여러 사람이 피,땀 흘려 만들어 내는 콘텐츠는 항상 멋있다.
그래서 내가 영화를 좋아하는 것이지만, 그런 제작팀에서 일할 자신은 없다.
새해에는 한국에서 내가 정말 즐길수 있고, 잘 맞는 그런 일을 선물로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