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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크리스마스는, 24일

today is our real 'Christmas!' 

크리스마스가 꼭 12월 25일이어야 하는 법이 있을까?

좋아하는 친구와 좋은 곳에 갔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웃으며 하루를 보냈다면 그것이 곧 크리스마스지.

뉴욕행이 얼마 남지 않은 사슴군을 꼬드겨 크리스마스 이브에 캐플라노 다리에 놀러갔다.

요새 크리스마스 시즌이라고 예쁘게 꾸며 놨다고 했는데, 우연히도 룸메이트 친구가 공짜 회원권이 있어서 거의 반값 할인된 가격에 놀러갔다.

 

캐플라노 빌리지는 울창한 나무들에 둘러쌓인 한 산 속 마을 같았는데, 비싼 입장료 때문인지 (한국 가격 거의 1인당 7만원 수준) 잘 가꿔진 관광지 같았다.

엄청난 우연으로 제일 친한 한국인 커플 친구들을 만났지만, 사슴군 몰래 그들의 레이저를 피해다니느랴 엄청 신경썼다.(결국엔 만났지만, 그들은 눈치껏 자리를 피해줬다!) 

수 많은 전구들이 캐플라노 빌리지를 디자인 해 놨고, 그 여러 영역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소.

사슴군은 10점 만점에 8점을, 나는 7점을 줬다가 이후 10점 만점으로 바꿨다.

곳곳의 사진을 찍으며, 우리는 이제 곧 서로가 헤어질 것을 알고, 우리는 그저 친구인 것도 안다.

그래서인지 부쩍 몰래 몰래(?) 서로의 모습을 담기도 하는데, 나의 경우 가끔은 알고도 그냥 모른척 한다.

나였어도 나만의 온전한 앨범에 그와의 추억들을 담고 싶을 테니까.

캐필라노의 다리는 정말 높았고,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무서웠다.

크리스마스에 그 친구가 이전에 일했던 마켓의 매니저들과 파티를 준비해야 한다길래 이브에 갔는데,

이브에 가길 참 잘했다.

cuz, 크리스마스인 오늘 비가 하루종일 왔다. 

그친구도, 나도 똑같이 그런 얘기를 했다.

'나에겐 오늘이 크리스마스야' '나도 그래'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어떤 모습일지, 누구와 함께 일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올해 크리스마스를 내가 벤쿠버에서 가장 소중히 생각하는 친구와 함께 보냈다. 그게 포인트지.

크리스마스이기에, 작은 선물로 맛있는 한식 한끼를 선물해 주고 싶었다.

또 웃긴게, 벤쿠버에서 크리스마스 연휴에도 영업하는 곳은 모두 사장이 한국인인 한식당 혹은 일식당 뿐.

진짜 징하다... 한국인...


맛있게 잘 먹는 모습에 내심 뿌듯했던 한 끼.

내가 좋아하는 친구에게, 내가 아끼는 친구에게는 이렇게 돈 쓰는게 아깝지 않구나.

이 감정 잘 간직한 후, 누군가를 좋아하는지 아닌지 판단할 때 잘 써먹어야 겠다.


트리에 진심인 캐나다 사람들 덕분에 원 없이 봤던 트리.

든든하게 저녁 먹고 서로 장난치며 다운타운의 트리를 보러 갔던 그 밤.

나는 그 친구가 뉴욕 생활 잘하고, 앞으로도 행복하게 잘 지내길 바란다고 기도했고, 그 친구는 내 기도가 이뤄지길 기도했다고 한다.

나도 내 기도가 꼭 이뤄지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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