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원서 다독으로 영어 시험 정복하기

영어와 국어는 99% 일치한다

by 말과맘


영어는 왜 배워야 할까? 영어를 잘하면 고급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내 아이가 영어를 잘하게 만들고 싶은 부모는 많다. 10년 이상 영어를 배워도 외국인을 만나면 말 한마디 못하고 말문이 막히던 기억이 있다. 대학 입시와 입사 관문, 승진 시험 등 모든 인생의 중요 기회마다 영어는 자신을 평가하는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영어에 대한 두려움과 유창한 영어를 하고 싶은 욕구는 내 아이들만이라도 나와는 다른 환경에서 영어를 잘 익혔으면 하는 열망으로 전환된다.


영어 유치원의 인기는 갈수록 뜨겁다. 원어민이 직접 가르치는 학원 도 초등학생 부모에게 인기가 많다. 비용이 적지는 않지만, 영어로 듣고, 말하고, 읽고, 쓰게 하기 위한 영어 교육의 길이 널리 열려있다. 그러나 이러한 실용적인 영어 교육은 사교육에서의 일이다.



초등학교 영어 교육


공교육의 영어는 초등학교 3학년에 시작된다. 교과서에는 학년 별로 지정된 단어와 표현이 있다. 부모 세대가 중학교에서 영어 교육을 시작하던 것보다 훨씬 일찍 영어 의무교육이 시작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영어 교육은 아직도 '영어로 의사소통하게 자유롭게 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지 않다. 아니 목표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에 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서면화된 시험으로 평가한다. 따라서 실제 내용으로 들어가보면 부모 세대의 영어 교육과 별반 다르지 않은 형식을 띄고 있다. 아니, 사교육에서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강조하고, 학교 영어는 예전 방식을 고수함으로써 영어가 마치 2과목인 것처럼 운영되어, 결국 아이들의 영어 교육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대폭 늘려버린 결과를 낳았다. 지금도 학교 영어 공부를 열심히 따라가기만 한다면 효율성은 낮고 영어로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리 쉽다.


스웨덴 사람들은 여러 가지 언어를 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효율적인 외국어 교육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는 말이다. 스웨덴의 영어 교육은 기본적으로 학교에서 영어로 된 어린이용 TV 프로그램을 많이 보여준다고 한다. 어린이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일상생활을 재밌게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매일 매일 실제 환경에서 사용하는 말을 계속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기본 대화는 할 줄 알게 되는 것이다. 결코 어렵지 않고 복잡하지도 한다. 우리말을 배우는 방식과 흡사하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영어 수업처럼 교과서에 지정된 단어를 설명하는 수업은 아이들이 실제로 의사소통을 하게 한다기 보다는 가르치는 교사가 평가하기 쉬운 방향으로 치중되어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어색한 대화를 암기해서 말하는 정도를 벗어날 수 없다. 우리말을 배우는 과정을 생각해 보자. 태어나면서부터 단순한 단어를 수없이 많이 듣는 데서 언어 습득이 시작되지 않는가. 다시 말해서, 영어를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공교육에서 가르친다면 요즘 넘치는 시청각 영상을 학교 수업시간에 보여주는 것만으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초등 6학년까지 만 4년간 시청각실에서 영어 영상을 보게만 해도 아이들의 영어 실력은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다. 교사가 영어를 잘해야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아이들이 영어를 자연스럽게 듣고 말하게 하는 것을 수업의 목표로 하면 되기 때문이다.


우리말을 유창하게 잘하는 외국인에게 비법을 물어보자.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듯 한글을 배운 사람은 없다. 오히려 한국 드라마를 무한 시청했다는 대답이 많다. 한국 가요를 듣고 유튜브를 보면서 우리말을 배웠다는 답변도 많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TV 드라마는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등장인물이 말하는 대사가 곧 생활 회화다.


일부러 지어낸 영어 지문 몇 가지를 암기해서 듣기 문제를 풀게 하는 그 시간에,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영상을 보여주면 얼마나 좋을까. 영어권 사람들의 일상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줄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영어를 말하는 외국인을 만났을 때 쭈뼛거리는 현상도 줄어들 것이다. 딱딱한 시험 형식을 통해 아이들의 영어 실력을 점수화하여 기록하는 교육보다 훨씬 좋은 방법이 너무나 많은데도 아직도 평가자의 입장에 아이들이 고생하는 교육이라니 참으로 아쉬움이 많이 생기는 교육 시스템이다. 많이 보고 들으면 저절로 말이 튀어나오는 생생한 일상 영어를 왜 굳이 한국어로 설명하게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독서는 저렴한 고급 영어 습득 방식


영어는 우리에게는 외국어지만,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들에게는 모국어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면 영어를 배우는 방식도 우리가 우리말을 배우는 방식과 동일하게 환경을 갖춰주는 것이 가장 좋다. 영어 시청각 자료를 보고 들으면서 기초적인 표현을 익히면서, 아이들 각자의 취향에 맞게 독서를 할 수 있게 첫발을 띄게 해주는 일이 필요하다. 만일 학교 도서관에 영어로 된 책을 다양하게 수준별로 갖춰주고 수업시간에 읽을 수 있게 도와주면 어떨까? 현실에서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문맥없이 암기하고 평가하는 대신, 아이가 고른 책이나 영상을 집에서 볼 수 있도록 숙제를 내준다면 얼마나 쓸모있는 교육이 될까? 지금보다 훨씬 적은 노력으로 더 쉽고 재밌게 영어 실력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모국어든 외국어든 언어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가장 저렴하고 효율성이 높은 방법은 책을 읽는 것이다. 스웨덴처럼 효율적인 외국어 교육을 시키는 나라들이 채택하는 방식도 그와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 영어 교육과 외국어 교육에서도 기초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태에서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독서를 수업 안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나는 딸들에게 유치원 시절부터 영어로 된 DVD나 만화 애니메이션을 많이 보여주었다. 일상과 거의 가까운 컨텐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지속적으로 영상에 노출된다면 시력도 상하고 중독될 여지도 있기 때문에 매일 정해진 시간만 볼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인지시켰다. 어린이를 위한 내용은 항상 재미있는 내용이 많기 때문에 아이들은 시청 시간에 넋을 놓고 시청한다. 더 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길만큼. 따라서 하루에 영상 하나라든지 하루 한 시간 식으로 정해서 시청을 꾸준히 한다면 즐거운 시간이 됨과 동시에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 시청각 자료만 꾸준히 본다고 해도 절대로 학교 영어에 어려움을 겪지 않게 된다. 매일 정해진 시간을 듣고 보는 동안에 영어 발음과 일상 단어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진다. 원어민이 매일 사용하는 단어와 말에 귀와 말이 저절로 트인다.


예전에는 두 가지나 여러 가지 언어를 동시에 배우면 좋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요즘은 그렇지 않다.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언어를 혼돈 없이 잘 습득하는 사례를 TV에서 많이 보았다. 예전에는 한글 뿐 아니라 외국어를 습득할 때 재미없는 방식으로 억지로 암기하고 공부하게 했기 때문에 우리말 하나를 배우면서도 아이들이 공부에 질려버리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외국어 습득할 수 있는 채널이 다채롭고 주로 재미가 있어서 억지로 꾸중하면서 노출시키지만 않고 꾸준히 접할 수 있다면 영어도 우리말처럼 유창하게 말하고 이해할 수 있다.


아이들이 영어를 모국어처럼 하길 바라지 않았다. 우리말이 확실히 영어보다는 앞서서 생각을 한글로 확실히 할 수 있을 때, 영어로 그 생각을 덮어쓰기 하도록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말과 영어가 헷갈려서 우리말 사용까지 어눌해지지 않도록 우리말이 먼저 생각의 도구가 되도록 하려고 했다. 모국어를 한글로 확실히 정착하고, 영어는 외국어로 잘하는 수준이면서 국내에서 치르는 시험에 불이익을 받지 않을 정도로 목표를 세웠다. 아이들이 통역사가 된닥거나 외국에서 살겠다는 꿈을 말하기 전까지 말이다. 우리말이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이라면 영어는 유치원 수준 정도로 따라가도록 했다. 우리말은 아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습득하기 시작했으니, 우리말 독서를 시작할 즈음에 영어로 된 노래와 비디오, DVD, 만화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면 이미 우리말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을 영어로 덧씌우기 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영어로 이해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우리말로 동화책을 읽을 무렵 영어로는 글씨가 적은 그림책을 시작하는 방식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한글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은 영어 책도 역시 잘 소화했다.


영어 유치원을 거쳤든 거치지 않았든 상관없이 매일 유튜브나 어린이 TV 프로그램, 만화 애니메이션이을 영어로 즐겨 보게 했다. 또 우리말 동요를 틀언 놓고 춤을 추며 익혔듯이, 영어 동요 CD도 비슷한 정도의 양을 들었다. 그런 다음 글자가 아주 적은 그림책부터 조금씩 책읽기에 노출해 준다면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시작되는 영어 공교육에 대해 긴장할 필요는 없다. 그 수준을 한참 넘어서기 때문이다. 혹시 영어를 아이 반에서 최고로 잘한다는 평가를 받으려 한다거나, 시험에서 하나도 틀리지 않는 것에 중심을 두다보면 영어를 공부로 인식하게 되고 테스트마다 긴장을 하게 될 것이다. 다른 공부에서도 그랬지만, 초등 공부는 아직 아이들이 선택했다기 보다는 부모가 환경을 조성하고 이끄는 시기라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자신의 미래 직업과 삶의 방식을 스스로 결정하기 전에 영어의 수준을 높여둠으로써 영어가 발목을 잡지 않도록 좋은 도구가 되기를 바랐다.


우리나라 초등 영어 교육에서 익히는 단어 수는 800개에 불과하다. 동화책 몇 권만 반복해서 읽으면 그 정도 단어 수준을 넘길 수 있다. 영어 유치원을 나온 아이들을 너무 의식하여 우리 아이만 영어로 책을 읽지 못한다고 지레 초조해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엄연히 초등 교육에 영어라는 과목이 포함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초등학생 때는 영어 정기 평가를 하지 않기 때문에 신경을 전혀 쓰지 않고 있다가 중학교 입학 무렵부터 갑자기 예전방식으로 문법과 단어를 암기하는 영어 학원을 보내는 부모들도 있다. 영어가 전혀 공부가 아닌 놀이로 인식하면서 독서를 꾸준히 한 아이들과 비교할 때, 예전 방식의 영어학습은 아이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와 비효율성을 초래한다. 영어 공부 없는 곳에서 살고 싶다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이런 문법 공부에 질렸거나, 단어 시험에 좌절했던 아이들이다.


부모 모두 영어에 대해 자신감이 없다면 아이와 상의해서 매일 아이가 원하는 영상을 지정된 시간에 정해진 시간동안 볼 수 있게만 해주라. 학교 영어를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아이에게 자유시간이 많이 있는 편이기 때문에, 호기심을 이용하여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이 선호하는 영상에 노출만 시키고, 칭찬하며 그 습관을 유지시키자. 이런 방식은 부모가 영어를 잘하지 못해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렇게 간단한 방법을 무시하고 시간이 흘러 다른 친구들은 다 잘하는 영어를 자기만 못한다는 열등의식이 생기지 않도록 도와줘야 한다. 어떤 공부든 처음에 불안감이 생기면 다시 자신감을 되찾기가 어렵다.



중등영어와 독서


초등 영어에서 기반을 잡지 않고 올라온 아이들은 중등 영어에서 괴로움을 맞본다. 중등 영어부터는 안타깝게도 영어가 실상은 두 개의 과목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첫 번째 과목은 일상의 영어 회화를 지나 영어로 된 긴 글을 사전 없이 이해하는 영역이다. 스스로도 영어를 잘한다는 것을 아이들은 알고 있다. 우리말을 잘하는 방법과 그리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 아이들에게도 어렵고 긴장되는 또 하나의 영어 과목이 있으니 바로 문법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옛날 부모들이 배우던 방식의 학교 시험 영어다. 교과서의 지문 수준은 독서에서 만나는 문장보다 어렵지 않고 단순한 편이다. 하지만 아무리 독해가 잘되었다 해도, 문법 용어와 틀에 치중하는 교사와 시험에 마주칠 가능성을 대비하여 미리 한국식 영어 교육을 하는 중등 영어에 많은 시간을 들이는 아이들이 대다수다. 반복적으로 문장을 보면서 문법적인 오류를 찾고, 교사들의 출제 의도를 찾아내면서 문법적인 틀을 만들어가는 일이 이 아이들에게도 여전히 어려운 과정이지만 어려서부터 영어를 잘한다는 칭찬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들이기 때문에 이 과정도 잘 견디면서 시험도 잘보는 중학생이 된다.


그러나 문제는 초등학교 때 영어 교육의 중요성을 간과했던 아이들에게 치명적이다. 수학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갈수록 많아지는 이유는 수학이 추상적이어서 이해가 어렵고, 매년 누적되는 개념을 기억해야 하니 앞부분이 엉성하면 뒤로 갈수록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는 달리, 중등영어를 잘하려면 앞에서 말한 대로 초등학교 때 높은 독서 실력을 갖춰서 교사가 설명하는 문법을 이미 당연하게 알고 있으면 쉽다. 마치 우리말 독서를 많이 한 상태에서 우리말 문법을 배우다보면 이미 알고 있는 사례들이 많기 때문에 이해가 잘되는 것과 같다. 독서나 영어로 이뤄지는 대화 환경에 노출이 되지 않은 아이들이 뒤늦게 문법식 영어 학원을 다니면서 중등 영어를 대비하는 경우도 많은데, 성실한 아이들은 그렇게 해서 영어 시험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문장이나 글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간혹 교과서를 벗어나는 지문이 출제될 경우 상대적으로 긴장하고 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늘 영어를 잘하는 데 따른 스트레스가 많다. 또한 학년이 올라갈수록 독해력을 요구하는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영어가 어렵게 인식될 수 있다. 하지만 문법식 영어 학원을 그만둘 수도 없고, 영어 독서를 이제서 시작하기도 어렵다. 다른 과목에 대한 부담도 서서히 시작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중등 때는 몸과 마음이 피곤해지면서 부모와 잦은 마찰이 일어나는 시기여서 공부를 하든 등한시 하든 영어 공부량을 획기적으로 늘이기는 어렵다.


부모 중에는 영어에 대한 콤플렉스가 큰 분들이 있다. 맞벌이를 하거나 어떻게 아이들의 영어를 공부시켜야 하는지 감을 잡지 못했지만, 여유가 되는 분들을 아이들을 미국이나 영국, 필리핀에 어학연수를 보내기도 한다. 한 두 달에서 몇 년 정도까지 영어권 국가에 거주하면서 영어에 자신감을 얻고 돌아온다. 그러나 제법 영어를 잘하는 이 아이들조차도 우리나라 중학교 영어에 적응하지 못해 고생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중등 영어는 이 아이들의 듣기 실력이나 자연스런 말하기 실력을 테스트하지 않는다. 테스트 한다고 해도 즉흥적인 대화 실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교사가 지정한 한 두 개의 대화를 완벽하게 암기해서 정해진 시간 내에 틀리지 않고 줄줄 암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글쓰기와 말하기 영역을 엮어서 한 시간 동안 어떤 주제에 대한 글을 써서 제출하게 한 다음, 말하기 테스트에서는 자신이 쓴 글을 암기해서 발표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방식으로 일상의 대화는 늘지 않는다. 그저 교사가 평가하기 위한 최저치에 아이들을 끼워 맞춰서 평가하고 점수를 얻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분사’ ‘관사’ ‘관계대명사’ 등의 어려운 용어 없이 자연스러운 영어 문장과 글을 보는 것이 왜 막혀있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그 수업시간을 이용하여 생각할 수 있는 영상을 보고, 느낌을 제각각 써보는 수업은 사춘기 아이들의 생각 성장에 도움이 될텐데 말이다. 수준이 서로 다르더라도 각자의 수준과 성향에 맞추어 영어로 된 책을 읽어나갈 수 있는 시간을 주면 왜 안되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어렵다면 책을 비디오로 보여주면서 오디오로 들려주기만 해도 아이들의 영어 듣기와 독해력은 정말 많이 향상될 것이다. 교사의 평가 방식에 맞추는 수업, 평가를 위한 지루한 준비, 평가로 인한 비교되는 고통을 통해 얻는 것은 외국인과 원서를 보면 머리가 까마득해지는 두려움이다. 왜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배워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언어를 배우면서 문법이 틀리게 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아이들이 우리말을 배우면서 실수하는 것은 귀엽기만 하다. 외국인이 우리말을 배우면서 실수를 해도 불편하지 않으며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우리말을 배우는 외국인에게 문법부터 공부하라고, 단어를 매일 암기하라고 말한다면 우스꽝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정보가 이렇게 넘치는 정보의 시대에 영어 교육은 40년 전의 방식을 고수해야 하는 걸까.


자신이 원하는 주제의 자료를 찾아서 듣고, 보고, 읽고, 생각하고, 정리하고 발표하고 토론하는 식의 수행평가가 이뤄져야 쓸모 있는 영어 교육일 것이다. 똑같은 시험 문제를 점수화하여 평가하는 방식을 벗어나야 이런 오래된 문제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교사가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의사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줄 수는 있기에 교육부에서 영어 교육에 대한 패러다임을 크게 전환해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간혹 초등 때 영어를 거의 공부하지 않은 아이들을 지도해 본 경험이 많다. 영어 교육이나 입시에 대한 정보가 아주 부족한 부모님들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나는 이 아이들이 중학교 영어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일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절망스럽다. 이런 아이들이 다닐 수 있는 학원은 드물다. 다닌다고 해도 효과가 적고, 항상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공부가 재미없어서 일찍 지친다. 돈을 들여서 학원을 보내주는 데도 공부를 못하느냐는 비난을 받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부모에게 우리 나라 영어 교육의 현실을 설명드린다. 아이에게도 이런 상황을 충분히 인식시킨다. 그런 다음 아이에게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목적을 같이 이야기 해본다.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목적은 영어로 좋은 정보를 편하게 얻을 수 있게 하는 것에 있다. 속상하지만 한 한기에 최소 두 번씩은 다가오는 문법으로 꽉 채워진 영어 시험 문제를 조금 뒤로하고 늦었지만 그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상과 독서를 이제라도 시작한다. 중등 때에는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지만 앞으로 3년간 다른 아이들보다 더 열심히 (그러나 즐거운 방식으로) 노력해서 고등학교부터는 영어를 잘할 수 있다는 의지를 다진다. 이 아이들에게 내는 숙제는 좋아하는 영화나 팝송이나 유튜브를 보게 하는 일을 한다. 귀가 트이고 기본적인 대화에 응할 수 있는 정도의 노출이 있은 후에, 그 실력에 기대어 독서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효율성을 높여서 빠르게 영어 실력을 쌓고 고등에서는 시험에도 불리하지 않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아이들의 의지력을 일으켜야 한다. 그리고 독서를 꾸준히 한다면 독서는 언제나 학원에서 공부로 익히는 영어보다는 속도가 빨랐다. 중등 영어 시험을 조금은 등한시 하면서 확보한 시간에 고등 내신 영어와 수능 독해력을 동시에 따라 가야한다. 대화와 토론 및 발표식 말하기 수준은 높지 않아도 중고등 영어 평가에서는 문제되지 않기 때문에 그 부분은 중점을 두지 않아야 따라잡을 수 있다. 다만, 독서를 꾸준히 한 뒤에 아이들에게 대학교에 들어가서 원서를 읽는 것이 어려울 것 같으냐고 물어보면 하나 같이 원서를 읽는 일은 두렵지 않다고 답한다.


문법과 단어 암기를 여러 해동안 성실히 하면서 수능과 내신 영어의 상위권을 차지한 아이들에게는 여전히 원서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따라서 대학에 들어가서 전공 공부를 할 때 원서를 사용하면 한글 번역서를 구해서 한글로 이해하게 되면서 영어에 대한 장벽이 존재한다. 비록 늦게 시작해서 중등 영어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독서를 이용해서 우리 나라 시험에 적응 해낸 아이들의 경우 대학 이후에는 원서 읽기는 물론 토익, 토플, 텝스 시험에서도 그리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으면서 영어 실력을 늘릴 수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영어로 문학 작품이나 읽고 싶은 책을 꾸준히 읽는 습관을 들여서 재미를 여전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테스트를 위한 공부의 시간은 없어도 되거나 아주 적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입사시에 영어 공부를 또 해야 한다거나 입사후 승진을 위해 또 영어를 머리 싸매고 공부해야 하는 등의 일생동안 이어지는 영어 콤플렉스를 벗어날 수 있게 할 수 있었다. 그러니 중학생 전후가 되어 아이가 영어에 노출된 경험이 없어서 당황스럽다면 영어 독서 클럽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몰두해서 읽을 수 있도록 6개월~1년을 지정하자. 늦게 시작했다고 시작할수록 독서에 더욱 몰두한다면 중학교 내신 시험은 혼자 문제집을 정리하는 것 정도로 방어할 수 있다. 중등 영어는 결코 내용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교사의 출제 의도를 한국말로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독서로 독해 실력을 꾸준히 올려가면서, 개인적으로 아이가 기출 문제 유형에 익숙해져 간다면 전교 1등이나 100점은 어렵더라도 못하지 않는다는 자신감과 앞으로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고등영어와 독서


고등학생이 되면 독서를 할 수 있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든다. 대학 입시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공부를 더 해야 한다는 의지가 생긴다. 하지만 배우는 과목 수가 늘어나고 학교 수업은 늦게 끝난다. 다니는 학원의 수가 하나만 늘어나도 하루 중 여가 시간은 썩 줄어든다. 그 나머지 시간을 이용해 부족한 과목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노력만으로도 하루가 바빠진다. 그러고도 매일 독서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중등 영어에 이어 고등 영어도 두 갈래가 공존한다. 우선 내신 영어는 교과서 본문을 기반으로 우리말로 된 영문법의 틀을 스스로 잡을 수 있어야 한다. 중등 문법은 규칙과 예외를 오가면서 매우 산발적인 반면, 고등 문법은 굵직한 문법 체계의 전체 틀을 마음 속으로 스스로 그릴 수 있어야 한다. 단어의 수준이 높아지고, 암기해야 하는 단어의 양도 훨씬 늘어난다. 다음으로 모의고사를 매년 2회 이상 치르면서 최종 수능에 이르는 독해 중심의 영어가 다른 갈래이다. 이 시험은 전체 4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듣기 17문항과 독해 28문항이다. 작은 아이는 카이스트 부설 영재고에서 카이스트 진학을 거의 확정짓고 있었기 때문에 학교의 특성에 맞게 문학 작품을 읽고 토의하는 영어를 하고 있었기에 입시와 관련하여 영어를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고등학교의 유형별로 내신 영어 시험의 형태는 달라진다.


큰 아이의 경우 일반고로 진학했기 때문에 내신과 모의고사 두 가지 갈래를 모두 잡아야 했다. 영어 지도를 15년 이상 하면서 목동 인근의 고등학교 내신 영어 시험 유형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다. 여자 고등학교는 보통 언어를 잘하는 아이들이 많다. 게다가 수행평가가 전과목에 걸쳐 무척 치열하다. 각 과목별로 다양한 과정을 통해 평가가 이루어진다. 또 내신 시험 범위에 들어가는 교과서의 내용을 거의 토씨 하나 빼놓지 않고 암기를 해야 완벽하게 준비를 했다고 할 수 있다. 문법에 강한 중점을 둔다. 단어 암기도 필수다.


하지만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집근처에서 영어 교습소를 차리면서 아이들 교육과 관련하여 희망사항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특이하게 강조하는 한국말로 된 영어 문법에 가능하면 발을 담그지 않고 문법 용어를 모르면서 영어로 독서를 하거나 정보를 입수하도록 영어를 생각하게 하자는 것이었다. 영문학 전공까지 10년 이상 영어를 우리식으로 공부하고도 호주에서 의사소통이 자유롭지 않았던 쓰라린 기억을 아이들에게는 주지 않고 싶었기 때문이다. 영어는 그저 즐겁게 문학이나 원하는 책을 읽다보니 저절로 습득하게된 유익한 도구로 접하게 하고 싶었다. 엄마가 영어 관련 전공자이자, 입시 및 내신과 관련된 영어 강사를 했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이자 행운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문법적으로 맞게 영어를 사용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굳이 문법을 위한 문장에 갖혀서 즐거운 정보를 찾기 위한 영어를 괴롭게 ‘공부’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많은 독서를 통해 내신 국어와 수능 국어의 전반적인 골격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이 국어였듯이 영어도 미국인과 영국인의 국어라는 점을 잊지 않았다. 큰 아이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는데, 얼마나 많이 애니를 봤는지, ‘애니 덕후‘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그렇게 수년동안 쉬는 시간을 이용해 취미로 본 애니메이션에서 얻은 일본어 실력이 영어처럼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전교생 일본어 경시대회를 했는데, 이과에서는 일본어를 배우지 않는 상태였지만, 애니는 지속적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일본어 경시 대상을 탈 수 있었다. 시험 유형으로 적응하지 않더라도 일본어로 된 문서를 잘 읽는다는 것이 학교 경시에서도 아주 유익한 형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일본어는 일본인들의 국어이기 때문이다.


독서로 기반을 다진 국어와 영어 등의 과목은 배경지식과 어휘력에서 힘을 가지기 때문에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을 준다. 그리고 넘겨 짚어서 이해할 수 있는 많은 풍얼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독서로 공부한 아이들은 시험이 간혹 교재 밖에서 출제될 때 횡재를 할 확률이 높다. 영어 내신 시험의 경우도 교사들은 난이도를 높이고사 할 때 약간의 외부 지문을 이용하는데, 그럴 때 독서를 하던 경험이 새로운 지문을 빨리 읽고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큰 아이가 중학교 3학년이 끝나갈 무렵 고등학교 선택을 할 시간이 되었다. 그 때 나는 인근 고등학교별 영어 시험 유형을 유심히 살폈다. 영어 내신 시험의 유형은 문법에 밀착한 학교와 독해 중심의 모의고사식으로 출제하는 학교로 나뉘었다. 중학교 때부터는 이미 독서로 수능 영어는 거의 만점을 받을 수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만일 큰 아이가 수능 식으로 내신 시험 문제를 출제하는 학교로 진학한다면 영어 시험 공부에 소요되는 시간이 거의 들어가지 않을 것을 고려했다. 국어와 영어가 독서의 힘으로 순조롭게 흘러갔기 때문에 과목별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넉넉한 시간이 있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강남인강에서 매년 3만원~5만원을 내고 두 아이가 수천만원어치 강의를 들었던 것 같다. 우선 아이와 함께 기출문제 테스트를 통해 시험 범위의 어느 영역이 약점인지를 체크한 이후에 일주일의 어느 시간에 어느 과목의 인강을 들을지를 계획하면 하루 계획의 거의 다 완성되었다. 아이가 귀가한 이후의 생활은 매일 정해진 수의 수학 문제를 (느리지만) 정확하게 해결하는 일과, 인강을 듣는 일과 쉬면서 독서 및 취미 활동까지를 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행동이 느린 큰 아이가 만일 독서를 많이 하지 않고 학원을 통해 공부했다면 아마도 훨씬 낮은 결과를 얻었을 것이 분명하다. 꾸준했지만 매일 성실하다고 표현할 수 없는 느긋한 아이이기 때문이다. 아니면 “우리나라 입시는 전략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고등학교 입학 때부터 이미 수능 점수로 대학을 가는 정시 전형을 채택하고 학교 시험에 대한 중요도를 대폭 낮춰줬을 것이다.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등 두툼한 원서를 좋아하여 빠져서 읽는 아이라면 수눙 영어 1등급을 받는 일은 절대로 어렵지 않다. 45문항 중에서 28문항이 독해인데, 모든 문제는 지문을 읽고 이해하면 저절로 풀리게 된다. 대체로 읽은 내용에 대한 이해를 평가하는 독해 문제이기 때문이다. 유사어라고 꾸준히 암기했던 수많은 영어 단어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크게 다른지를 안다면 우리의 단어 암기 문화는 빨리 사라져야 한다. 실은 내신 문제의 많은 부분이 실은 비문법적이라고 할 지경이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면, ago와 before, to와 till, all과 every 등은 사전을 찾아보면 같은 뜻인 것처럼 표현되어 있지만 실제는 완전 다른 의미로 쓰이는데 유사어로 암기되어 혼용된다. 듣는 원어민에게는 상당히 헷갈리는 상황으로 보이는 문장을 우리 아이들이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상황 없이 우리나라 글자 해석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유사어로 익힌 단어들은 거의 같은 상황에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매우 위험하다. 수능 영어 문제를 하버드나 옥스퍼드의 학생이나 교수가 읽고도 대부분 알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단어 하나 하나가 그 상황에 맞지 않는 단어이기 때문에 의미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학생들은 출제자가 ‘바담풍’이라고 말해도 ‘바람풍’이라고 이해한다. 우리말로 영어를 이해하기 때문에 영어를 보면서도 한국말로 생각해서 풀기 때문이다. 대학교에 입학한 후 원서로 공부를 하기 시작하면서 문법과 단어 암기 위주의 긴긴 교육은 아픈 상처를 남기며 성인기의 숙제로 자리잡는다. 우리 나라 학생들은 특히 원서로 문학책 읽는 것을 어려워한다. 개념어로 익힌 단어가 아니라 어의가 조금씩 다른 실용어로 가득하고, 많은 숙어식의 실용 언어는 교과서에서 거의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두 아이는 나의 영어 교육 방식에 여러 차례 고마움을 표시했었다. 누구보다 영어를 잘하는지에서 우리 아리들보다 말하기와 토론과 발표와 글쓰기를 잘하는 아이들이 많을 것을 안다. 우리 아이들은 둘 다 이과를 지망하고 있었고 입시에서는 영어로 그런 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많지 않았다. 독서와 영어로 재밌는 정보 찾기나 팝송 듣기 등을 지속하며 영어를 공부의 영역에서 제외시킨 것, 그리고 영어로 정보를 찾는데 지장이 없는 정도에서 나의 영어 교육은 목표를 이루었다. 이런 큰 그림을 가지고 포기해야 했던 것이 있었다. 중등 내신 영어에서 누구보다 잘 맞아야 한다거나 만점을 맞게 하겠다는 욕심을 버렸다. “엄마가 영어 강사인데 어느 집 아이보다 영어 시험을 못봤다”고 말한대도 어쩔 수 없는 일로 삼기로 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입시는 이 세상 어디에도 이 보다 복잡하고 치열해서 아이들을 고통스럽게 할 수는 없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영어 한과목이라도 공부가 아닌 취미의 영역으로 만들어 아이들이 학창시절을 공부와 싸움했던 기억으로 도배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고등 영어나 수능에서 원하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은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항상 주변 엄마들에게 느긋하고 욕심없는 엄마인 것처럼 보여진 경우가 많았지만, 어쩌면 나는 그 중에서 가장 욕심이 많았던 엄마였다고 생각한다. 결과도 좋고 과정도 즐겁고 여유로우면서 아이들의 어린 시절에 즐거운 추억과 정서까지 갖춰주고 싶었던 엄마이기 때문이다.


습관으로 잘 자리잡은 독서를 고등학교에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중학교 때보다는 현저히 줄어든 독서였지만 어려운 활동을 마치고 쉬어야 하는 주말이나 시험을 치르고 휴식이 필요한 여유시간이 되면 아이들은 꼭 책과 함께 뒹굴었다. 분명히 마음은 쉬고 있는데 머릿 속에는 재미와 지식이 저장되는 참으로 효용성이 높은 시간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많은 책을 읽지 않아도 집중하며 즐기며 읽은 두툼한 책들은 영어 실력을 꾸준히 높여주었다. 아니면 빈틈을 충분히 메우고 있었다. 시험기간이 되면 영어 자습서와 평가 문제집 한 권을 준비해 두었다. 준비 시간이 부족한 경우는 학교 프린트와 자습서만 꼼꼼하게 읽어도 최상위 성적이 나오리란 걸 미리 예측할 수 있었다. 교사들이 지정한 정답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작성한 답이 정답과 다르더라도 맞으면 점수를 깍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일 큰 아이가 영어를 우리식 문법을 계속 공부하면서 단어를 암기하며 공부해야 하는 학교로 갔다면, 고등 학생 시절이 훨씬 강도 높은 학습에 고생을 했을 것이다. 또한 고3까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일주일에 한두번 씩 다닐 수 있었던 태권도장도 다닐 수 없었을 것이다.


아주 어려서부터 한글책으로 독서를 하고, 그 위에 영어 독서를 꾸준히 하여 국어와 영어 시험을 독서로 충분히 준비한 아이들이 누릴 수 있는 그리 바쁘지 않은 고등시절은 아쉽게도 고등학교 때부터 실시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이 책의 주된 타깃 독자가 중고등학생이나 그 부모가 아닌 것이다. 이렇게 독서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하려면 반드시 어려서부터 다양한 독서를 습관으로 삼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영어 강사로서 나는 매일 영어로 된 자료를 접했다. 신선하고 고급진 정보는 매일 나에게 찾아왔다. 인터넷이나 유튜브에서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자료를 가족톡방에 링크를 걸고 듣게 했다. 듣고 나서 의견이 어떤지를 묻는 것으로 밥상머리 대화가 자주 벌어졌다. 우리 나라 교육에서 빠져 있기 쉬운 아빠와의 건전한 대화도 많은 부분 해외 영어 기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대화의 소재 거리를 모두의 관심사가 되곤 하는 TED 강연 같은 것으로 열곤 했었다. 책과 많은 자료를 서로 같이 나눴던 덕분에 만나면 항상 말하고 싶은 주제가 가득하고 토론이 가득해진다. 영어 전공을 한 엄마를 둔 아이들의 특권이니 어쩔 수 없다는 속상함을 유발하기 위한 말이 아니다. 시험 영어를 위해서는 독서에 빠져사는 것 하나만으로 정말 많이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던 것이다.


고등학교별로 다른 내신 영어 시험을 준비해주는 학원이 많다. 어느 학원에 가면 어느 고등학교 내신 준비반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은 알고 찾아간다. 실력을 향상시킨다기 보다는 시험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를 주도면밀하게 준비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준비 기간이 무척 오랜 기간의 성실성과 과제를 요구한다. 또한 내신 기간이 아닌 기간과 방학에는 수능 식의 모의고사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학원은 도와준다. 문제마다 5가지 선택지를 주고 가장 맞는 답을 고르는 문제에서 정답을 고르는 요령을 잘 가르치는 강사가 소위 ‘일타강사’다. 어려서 독서를 할 여유를 가지지 못했거나 책읽기가 재밌다고 생각하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영어 시험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고마운 분들이다. 아이들과 강사들의 노력은 고귀하다. 어떤 경험이든 과정에서 교훈은 다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영어가 생활과 놀이와 취미로 익혀질 수 있는데 너무나 오랫동안 어렵게 아이들의 시간과 에너지를 잡아챈다는 생각을 하노라면 북유럽식의 자연스러운 영어 수업 환경이 우리나라에 어서 도입되기를 바라게 된다.

keyword
이전 26화(국어) 독서와 국어 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