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대학 입시의 상관관계
독서의 확실히 유익함을 믿었기에 아이들 교육의 80%는 독서로 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독서는 자기주도적인 학습법이어서 시켜서 하는 공부보다 즐겁다. 또한 효과가 커서 시간이 지날수록 공부 시간을 절약해 준다. 이렇게 남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도 나머지 20%도 준비할 수 있다. 학원이 전국적으로 금지되었던 시기에 학교를 다녔던 닥분에 나름 과목별 공부법을 터득했기에 아이들의 공부 방향을 코칭할 수 있었다.
독서는 학교 교육에서 필요한 지식보다 더 넓고 더 깊게 준비하게 만든다. 입시를 떠나 인생 전반에 도움이 될 요소를 더 많이 포함하고 있다. 독서로만 중지할 수 없는 나머지 20% 영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수학이었다. 수학적 개념이나 사고력을 독서로 쌓을 수 있었지만 학교 내신 시험이나 수능 문제는 손으로 제한 시간 내에 빨리 정답을 찾는 연습이 필요하다.
두 딸의 다독은 선행 학습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과목별 지식이 어딘가에서 읽었던 내용이라는 것이 얼마나 시험 공부에 유리한지는 책을 읽지 않은 아이들이 시험 범위 내용을 얼마나 어려워하는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성적이 좋다는 이유로 주변에서는 당연한 코스인 것 처럼 영재고를 권유했다. 아이들이 이과 성향인 것은 파악했지만, 영재고나 과고의 정체를 잘 몰랐었다. 어느 방향으로 갈 지를 초등 때부터 정해야 하는 줄 몰라 당황하는 사이 초등학교에 수학 과학 영재원 제도를 마주하게 되었다. 나라에서 지원하는 영재 프로그램이니 좋을 것이라 생각하고 당연히 응시했다. 지나고 보니 영재원 과정이 입시에 필수적인 것은 아니었으나 그 때는 그런 판단을 하지 못하고 선착순처럼 줄을 섰던 것 같다.
수학이나 영어는 전국 단위 사설 경시 대회가 있었다. 객관적인 실력 평가를 해보고 싶어 수학의 경우 KMC나 성대수학경시대회에 참가했었다. 특출나지는 않았지만 성과가 나쁘지는 않아서 영재고 준비를 해도 되겠다는 주변의 격려에 설득되었다. 큰아이가 중학교 2학년 때 갑작스레 KMO 주변을 얼쩡거렸다. 내성적이고 자아 성찰이 더딘 스타일의 아이에게 지금 생각해보면 영재고는 꼭 필요한 과정은 아니었다. 수학 과학을 잘하는 사람이 영재가 아니라 수학적인 호기심이나 과학 실험에 정신을 파는 정도의 열정이 있어야 하는데 큰 아이의 경우는 이과생은 맞지만 실험적 정신이 있는 과학도 같지는 않았다.
그런데 아이가 지원한 영재고 시험에서 아이가 잘하는 유형으로 시험이 출제되는 바람에 시험 성적이 괜찮았다. 말주변이 없던 아이는 면접에서 표현이 제대로 답변을 못해 떨어졌다. 이때까지도 합격이 좋은 길인지 떨어지는게 좋은 일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 면접에 작극작인 준비를 할 수 없었다. 큰 아이는 대학에 입학한 이후에 자신이 일반고를 진학한 것이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영재고나 과거는 시험만 좀 잘본 것보다 수학 과학에 열정이 있는 학생들이 가는 게 맞다고 했다. 영재고 불합격에 연연하지 않고 과학고는 패쓰하고 아이 성향과 어울리는 주변 일반고를 찾아 진학했다. 그래도 장점이었던 것이 있다면 영재고 준비 기간에 수학과 과학을 좀 더 깊이 있게 공부했던 것이라서 고등 3학년 내내 든든한 밑바탕이 되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수과학에 많은 시간을 투여하느라 독서의 맥으르뫃친 시기이기도 해서 꼭 이득이었다고만 생각할 수는 없었다.
작은 딸의 경우는 초등 중등 영재원을 계속 다니면서 영재학교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고 영재고에 꼭 가고 싶다는 열망이 있았다. 찻째는 엄마가 의지가 없는 아이를 끌어당긴 격이니 불합격도 담담히 받아들일 마음 자세가 데어 있었더. 하지만 둘째가 원하는 영재고는 합격을 할 수 있도록
이끌고 싶어 영재고 과고 준비를 도와주는 학원을 다닐 수 있게 했다. 영재고 합격에 입시전문학원의 도움은 절대적이다. 시험 유형에 길들여지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영재고 준비 기간은 독서를 거의 손놓다시피 하는 단점이 있었다. 다행히 자발적인 활동을 중시하는 영재고에 입학하였다. 영재고 기간 내내 독서와 토론, 글쓰기, 그룹 활동 등을 강조하는 학풍 덕분에 생각하는 힘을 크게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일반고의 국어와 영어는 독서력이 큰 큰 아이에게 쉽게 잘할 수 있는 효도 과목이었다. 시험은 주로 문제 수가 많고 시간은 제약이 있어서 속도가 중요하다. 책을 많이 읽으면 저절로 속독 능력이 생긴다. 국어와 영어는 지문이 길어서 짧은 시간에 요점을 찾고, 비교 대조하는 독해력이 중요하다. 국어 교과서에 짧게 일부 실린 글의 전체를 큰 딸은 이미 어려서 읽었던 경우도 많았다. 문제를 반복적으로 많이 푸는 것을 힘들어하는 성향이라 학원을 보내면 공부를 더 힘들어 하는 성향이었다. 집중력이 아주 좋은 반면 행동이 느려서 학교 숙제만으로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부족한 과목에 집중할 시간을 확보하려면 학원은 피해야했다. 체력과 멘탈을 유지하기 위해 고등학교 내내 학원을 다니지 않았다. 체력을 위해 태권도를 일주일에 한두번씩 다녔다. 학교에 다녀오면 여유 시간을 이용하여 수학 문제를 꼼수없이 풀었다. 끝까지 답지를 보기 싫어해서, 한 문제를 여러 시간 생각하는 것을 좋아했다. 다른 고등학교 기출문제를 미리 풀어서 시험 준비 정도를 미리 체크했다. 국어와 과학 과목은 이해가 부족한 챕터만 골라 EBS 인강, 강남인강을 이용하여 보충했다.
고등 내신 영어는 수능영어처럼 독해 위주로 나오는 학교였기 때문에 독서의 효과를 그대로 발휘할 수 있어서 좋았다. 중학교까지 읽었던 환타지 시리즈 원서 읽기로 독해력을 충분히 끓어 올려 놓은 것만으로 고등 영어는 부족하지 않았다. 모의고사와 수능은 전적으로 독해력의 영역이었으니까. 내신 영어에서는 겨과서 밖에서 외부지문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때도 독해력이 좋으면 유리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모의고사를 치르고 나면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게 며칠을 맘대로 쉬도록 시간을 주었다. 그러면 딸은 예전에 읽었던 환타지 원서를 다시 보거나 읽고 싶었지만 미뤄두었던 원서 신간을 읽으며 충전하곤 했다. 며칠에 두꺼운 영어 책을 한두권씩만 읽어도 모의고사 문제집 몇 권을 푼것보다 독해력 향상에는 더 이롭다. 문법이나 문맥없이 단어를 암기하는 일을 하지 않고도 고등 내신을 잘 이겨낸 것은 엄청난 양의 원서 읽기 덕분이었다. 그 정도로도 3년간 시험이 요구하는 영어 실력이 밀리지 않았다. 10년 이상 문법과 단어에 치어 비효율적으로 영어 공부를 했던 나의 전철을 밟게 하고 싶지 않았다. 수응보다 독해 수준이 높은 TEPS 시험을 몇 차례 보니 수능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주어진 글을 빠르게 읽고 요지를 파악하는 능력은 오랜 독서를 통해 저절로 길러진 것이라, 내신과 수능을 차분히 준비할 수 있었다.
영재고 준비를 위해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을 공부한 것이 선행 효과가 있었다. 과학 도서와 잡지를 꾸준히 읽었던 내용이 교과 내용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독서를 위주로 하여 영재고 과학을 준비해서 합격하는 경우도 있는 것을 보면 독서는 누구에게나 지식을 체계적으로 쌓는 가장 좋은 공부법임이 틀림없다. 문제를 푸는 일보다 과학의 다양한 주제에 배경지식을 갖는 일이 중요하다. 일상에서 호기심을 해서하는 경험이 쌓이지 않으면 과학을 이론으로 처음 접해야 하기 때문에 수학만큼이나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갈수록 과학 기술이 더 많이 요구되는 시대를 살아갈 터인데 일상에서 과학을 느끼고 의문점을 해소할 수 있는 과학연계 독서를 중시해야 할 것이다.
흥미로운 과학의 주제를 Khan Academy와 같은 영어로 된 강의를 통해 보면서 과학과 영어 실력을 동시에 발전시키기고 했다. TED에서 재미있는 강연을 들으면 과학도 영어도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공부의 소재를 늘리는 좋은 방법은 과학과 관련된 영화를 가족이 같이 보는 일이었다. 영화를 통해 흥미가 생기면 관련 영어 원서를 찾아 보게 되기 때문에 공부라고 생각하지 않는 장잠이 있었다.
큰 아이의 경우 영재고를 두서 없이 준비하다가 <수학의 정석> 같이 많은 아이들이 사용하는 교재를 미리 준비하지 않고 있았단 것이 숙제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 때 영재고 공부를 할 것이 아니라, 고등 수학을 조금씩 예하면서 꾸준히 해오던 독서를 더 깊이 있게 했던 것이 더 유익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누구든 미래를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에 우왕 좌왕하면서 시간을 허비한다. 만약 대학 입시 제도가 누구나 읽어보면 알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고 명료했다면, 영재고 쪽으로 정해서 영재고에 가서도 즐겁게 실력을 발휘하는 쪽으로 부모가 인도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일반고로 방향을 정하고 꾸준히 독서를 이어가면서 과목별 배경지식과 개념적인 기반을 다졌을 것이다. 개념이 충분하고 탄탄하다면 적은 양의 문제 풀이로도 실력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학 문제를 반복적으로 풀어야 하는 괴로움을 줄여줄 수 있다.
독서는 교과서 공부보다 범위가 더 넓고, 깊이가 더 깊고, 재미도 더 크다. 학원을 촘촘히 엮어 공부를 시켜도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고, 독서를 넓고 깊게 해서도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면 나는 독서로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입장이다. 학원에서 공부하는 것보다는 독서로 준비하는 쪽이 더 여유롭고 즐겁고 추가적인 이득이 많다고 본다. 대학입시로 영역을 축소해서 생각한다 하더라도 독서는 학원 수업보다는 잇점이 풍성하다.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 합격을 한다 하더라도, 독서는 아이들이 어린 시절을 놀이와 여유로 채워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하다.
이런 관점으로 두 딸을 일찍부터 독서에 습관을 들이게 함으로써 모든 과목의 선행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수학을 제외한 모든 과목은 아이가 충분한 양의 책을 꾸준히 읽기만 한다면 저절로 점수가 잘나올 수밖에 없다. 다독한 아이들은 어휘가 풍성하다. 여기 저기서 읽은 배경 지식이 많은 것을 통해 암기가 아니라 이해로 학습하기 때문에 기억력도 더 좋아진다. 픽션에서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상호관계와 희모애락을 간접 경험했기 때문에 사람 관계에서 신중한 자세를 배운다. 인생의 문제를 처리하면서도 책을 많이 읽을 수록 문제해결력이나 리더십이 성장한다.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생각을 자주 접했기에 인성적인 면에서 더욱 좋아질 수 있다. 이미 아는 내용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는 창의성도 발전한다.
독서의 단점은 혼자서 공부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준비 정도를 상대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장치로 학교마다 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몇 년치 기출문제를 여러 벜 풀어보면 자신의 준비 정도를 객관작으로 확인할 수 있다. 족보닷컴 등의 온라인 사이트에서 학교별 과목별 챕터별 기출 및 예상 문제를 구할 수도 있다.
초등 입학 이전부터 늦어도 초등 고학년이 되기 전에 독서를 취미로 삼은 아이라면 독서로 입시를 80%이상 준비할 수 있다. 하지만 초등 고학년이거나 중학생이더라도 다른 활동을 줄이고 독서에 제대로 빠져들 수 있다면 독서하느라 시험 공부에 소홀했더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자기주도학습력을 발휘할 소지가 있다. 대학입시가 관련된 매년 바뀌고 있어 혼돈스럽고 힘들지만, 냉정하게 판단하자면 우리나라 입시는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국영수사과에서 누가 높은 점수를 맞느냐를 평가한다. 독서를 꾸준히 한 아이들의 경우 제도의 변경에 적응력이 강하다. 자발적인 독서는 인생을 이끌어주는 코치가 될 정도로 숨은 장점이 많다. 학원의 경쟁적인 교육에 발을 디디면 독서의 기회는 일찍부터 배제되는 현실을 부모는 읾직부터 인식하고 교육을 출발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