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공황장애 사람

-아이스크림 사람

by 칠리체리


무슨 무모한 마음으로

가장 어려운 행위들을

집밖으로

소음으로

번화가로

가지고 나갔을까


서울 한복판

중심 도시로

온전히 마음을 나누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친구와

완전히 처음 대면한 두 명의 사람들과




밥을 먹었다


우동

맛집이라고 했다는 것

같다






우동면발이 그렇게


무거운 줄 몰랐다


손목이 버겁게 버텨내는 모습을

손가락이 애처롭게 바라보았다

마음의 무게보다

더 무거워서

식은땀 흘리며 애써

괜찮은 척 젓가락으로 둘둘 말아

입속에

한가득 -그래야 안 떠는 것처럼 보일 테니-

넣어보았지만

자꾸만 미끄러졌고


급기야

눈물이 날 것 같다

포크를 달라고 했다

포크 끝자락에 우동이 관통하고 꽂히고

그 사이로

그 무거운

우동은 빠져나올 줄 모른 채

꽉 막혀버렸다




나,

입 속에 가득

넣어버렸다

양 볼이 터질 것 같아

당황스러운 게

아니라


두 눈에서

눈물이 터질 것 같아

숨이 막혔다


수타를 뽑는 셰프의 퍽퍽한 소리

여기저기 전화기가 찰칵거리는 소리

사우나 습기, 열기 속

전달되지 않은 채

입 모양만으로 알아차려야 하는

눈치있는 대화

웅성거리는 소리

대기를 기다리며 식당 안을

보는



사람들의 눈들 눈들 또 눈들




수란과 어울리지 못해

뒤섞여버린 간장과 우동들은

그만


나와 같이

울어버렸다


우동의 열기

나의 냉기

바닥에 가라앉은 나

육수 속에 잠겨있는 우동

말없이

웅웅 거렸다


우동도 육수 속에서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늘 도구가 많이 필요하다

감정을 감추기 위해서는 서투름이 가장

좋았다





-죄송합니다 (실은 제가 공황장애를 겪고 있어서)

저 때문에 불편하셨을 것 같아

죄송합니다


- 괜찮아요, 아무도 신경 안 써요

- 아...! ... 아무도

내게 관심이 없는데.

없구나.



나만

너무

관심이

많구나



들어가고 싶다 애써 들어간다 녹을까 그늘 그리고 햇살 또 구석 왜 사각형 구석

수 있어(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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