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라는 우주, 망막에서 만난 삶들
나는 수많은 눈을 들여다보았다.
그 작은 구멍을 통해,
사람들은 자기 세계를 간직하고 있었다.
눈은 종종 입보다 더 많은 말을 했고,
그 침묵은 때로 사랑보다 깊은 울림을 주었다.
망막,
그 얇고 섬세한 막 위에
사람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잃어버린 내일이 조용히 눌어붙어 있었다.
나는 그곳을 들여다보며,
한 사람의 삶 전체가
얼마나 가느다란 실선 위에 걸쳐 있는지를 배웠다.
망막은 빛을 받아들이는 창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창을 정성껏 닦아주는 사람이었다.
의사는 수술을 했고,
나는 보이지 않는 경계에서
빛이 제대로 들어올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정돈하고, 조율하고, 마음을 모았다.
수술실의 조명은 늘 일정했다.
차갑고 정직한 빛이었다.
그러나 그 아래에서 나는
종종 아주 따뜻한 장면을 목격했다.
첫 빛을 되찾은 환자의 눈,
그 눈에 스치는 감사와 안도의 미소.
그건 어떤 언어보다 진실한 문장이었다.
세상이 흐릿하게 보이는 사람들에게
나는 아무 말 없이 손을 내밀었다.
기억 속의 나는 늘 조용했지만,
누군가의 시야에 다시 햇살이 들어올 수 있도록
그 자리를 지켰다.
망막을 통해 본 세계는
작지만, 거대했다.
눈이라는 우주는
너무도 정교하고 아름다웠고,
그 우주 안에서 나는
누구보다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
어쩌면 그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더 이상 그 수술실에 있지 않지만,
망막을 들여다보던 그 감각은
여전히 내 내면 어딘가에서
빛처럼 반짝이고 있다.
그리고 나는 안다.
사람의 마음도,
언젠가 한 줄기 빛이 스며들면
다시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