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고마워 1

by injury time

그와 헤어진 지 한 달, 이번에는 꽤 대미지가 큰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2년을 같이 살았었다.




2년 전 신촌 클럽.

나는 영혼까지 털어내자는 계획을 세우고 친구와 그곳 클럽에 들어섰었다. 클럽은 주기적으로 맞는 일종의 영양주사 같은 곳이었다. 클럽을 갔다 오면 한두 달은 사무실의 꽉 찬 전자파 냄새에도 견딜만했다. 새로 오픈한 클럽은 엉덩이만 겨우 붙일 수 있는 회전식 높은 의자와 심플한 테이블이 세팅되어 있고, 여느 클럽보다는 다소 어두운 조명으로 서로의 얼굴을 겨우 확인할 정도이다. 우리는 맥주 두 병과 과일 안주를 시키고 스테이지 바로 앞자리에 앉았다. 스타일을 보고 손님을 받는다는 이곳 클럽에, 우리는 당당히 일등 스테이지에 입성했었다. 최신 유행하는 댄스 곡이 흘러나오고, 엉덩이를 붙일 수 없어 기댄 의자에서 빠져나와 리듬에 몸을 맡겨 영혼이 몇십 개로 나눠질 정도로 흔들고 소리 지르고 목청껏 노래를 따라 불렀다.


쿵쾅쿵쾅 쿵쾅


음악소리인지 심장소리인지 알지 못했다. 내 크롭티 윗가슴은 자주 들썩였다. 핫팬츠의 엉덩이살이 보이게 흔들던 내 앞으로 누군가가 다가와 눈인사를 했다. 내 앞에 가까이 온 건 그였다. 춤을 꽤 잘 추고 조각 같은 이목구비에 스타일도 세련됐었다. 자꾸 느슨하게 입은 셔츠가 옆으로 흘러내려 그의 어깨가 훤히 보였다. 사이키 조명에 비친 그의 어깨가 하얗게 깜박일 때마다 주변에서 다들 박수를 치고, 동시에 군무까지 하며 스테이지는 열기로 가득했다. 나는 그렇게 그와 눈을 맞추고 서로의 등을 맞대고, 서로의 가슴을 맞대며 클럽 안의 뜨거운 공기를 더욱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새벽 3시, 클럽에서 나왔다. 이미 같이 온 일행들은 사라졌다. 우리는 이른 새벽 낯선 공기가 좋아서 그렇게 한강 다리를 지나 우리 집 앞 지하철역까지 뛰고 걷고 쫒고 쫓아갔다.


- 오늘 같이 있자.


꽤 진지한 얼굴로 내게 같이 있자는 그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웃음으로 대답했다. 그리고 나는 한껏 달뜬 얼굴로 취기를 만끽하며 그와 해가 뜰 때까지 돌아다녔다. 우리는 어두운 놀이터 흔들리는 그네에서 손을 잡았고, 정글짐 위에서 입을 맞추고, 미끄럼틀 안에서 키스를 했다. 건물 상가 계단에서 내 크롭티는 어깨까지 올려졌고, 이미 내 브라렛은 풀려버렸다. 우리는 몸 구석구석을 모두 빨아들이고 싶은 욕망으로 서로 뒤엉켜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를 서로에 대한 집착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흥분은 좀체 가시지 않았다.

어디선가 셔터 올라가는 소리가 들렸다.


- 이제 가야겠어


나는 그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드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며칠 뒤 그에게 연락이 왔다.


오늘, 월미도 어때? 나 월급 받음ㅋ


그는 월급을 한방에 다 써버려도 상관없다는 태세였다. 그렇게 우리의 두 번째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우리는 이른 아침부터 인천으로 떠났었다. 인근 한가한 상가 근처에 주차를 시키고 한참을 걸어 중앙 분수대로 갔다. 사진 찍기 좋은 명소이다. 6월의 이제 막 시작한 여름은 우리만큼 뜨겁고 찬란했다. 분수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빛이 그의 얼굴을 지날 때마다 나도 모르게 그를 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월미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뱅뱅 놀이기구를 타고, 길거리 화가에게 그림을 그리고, 지상열이 다녀갔다는 횟집에서 산낙지와 조개구이를 먹으며 하루를 보냈다. 우리는 노을진 인천 앞바다를 보며 셀카를 찍고, SNS에 오늘을 남겼다.


월미도 근처의 모텔은 횟집보다 많았고, 낡고 지저분했다. 어두운 방안은 묵직한 커튼으로 바깥과 차단되어 있었고 원형 침대는 유난히 미끌거리며 흔들렸다. 흔들리는 물침대에 우리는 나란히 앉았다. 흘러내리는 내 머리카락을 귀에 걸어주며 귓바퀴를 엄지손가락으로 그가 훑는다. 내 귓바퀴와 귓불은 금세 달아올라 뜨거워졌다.


- 너 만날 때부터 하고 싶었어. 너 아까 산낙지 먹을 때도, 너 오줌 마렵다고 했을 때도 하고 싶었어.


그의 목소리는 전혀 음탕하지 않았다. 오히려 소년처럼 귀여웠다. 그가 서두르는 바람에 내 입술이 그의 앞니에 부딪혀 피가 났다. 그는 내 입술에서 피가 나는지 어쩐지도 몰랐고 나도 아플 새가 없이 그에게 파고들었다.


그 후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 그는 왼손으로는 내 머리를 쓸어내리고, 한 손으로는 늘 내 속옷 버클을 열며 귓가에 대고 사랑한다 말해주었다. 한 손으로 버클 여는 스킬이 대단했다. 일종의 파블로프의 개처럼 그의 사랑고백은 늘 내 입술을 달싹이게 했었다.



- 다음 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