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류 시장은 왜 이런가

by 비어베어


술을 마시기 시작한지는 어느덧 5년차, 맥주를 즐겨 마시기 시작한지는 어느덧 4년차에 접어들었다.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술을 즐기기엔 충분한 기간이다. 내가 맥주에 눈이 떴을 때를 회상해보면 편의점에 파는 모든 수입 맥주를 마셔보고자 한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편의점에 갈때마다 있는 다양한 맥주들은 다양한 로고와 디자인으로 나를 유혹했고 나는 마치 도감 완성하듯 편의점에 맥주들을 먹으며 기록하다 보니 어느덧 군대에 가게됐다.

그러다 군 입대를 하게 되었고 아이러니하게도 술을 마실 수 없는 그곳에서 오히려 술에 대해 더 깊이 탐구하게 됐다. 술을 다룬 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그러다 휴가나오면 책에서만 보던 맥주들을 실제로 찾으러 보틀샵과 펍을 돌아다녔다. 그렇게 경험치가 쌓이자 주변에서는 나를 '맥덕'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왜 우리는 어디서나 같은 술을 마시는가

그렇게 맥주를 계속 마시다 보니 든 의문점은 "왜 우리나라는 어딜가도 다 똑같은 술을 마셔야 할까?"였다.

해외를 많이 다녀본 것은 아니지만 해외는 각 나라마다 고유의 술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물론 고유의 술이 존재하지만 지금의 음주 문화는 어딘가 이상하다. 전국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같은 회사의 소주와 맥주가 놓여 있다. 지역별로 다르기도 하지만 맛과 제조법은 거의 같다. 맥주는 더 심각하다. 대기업 몇 곳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사용하는 원재료 역시 저렴한 라거 중심이다. 에일류의 맥주는 우리나라 식당에서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해외 맥주를 먹다 우리나라 맥주를 먹으면 가볍게 느껴지고 보리로 만든 맥주의 특유의 향이 굉장히 적다. 이런 구조에는 일제강점기, 경제적 빈곤 등 복합적인 이유로 지금의 소주, 맥주 시장이 만들어졌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그러나 아직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우리나라에서도 크래프트 브루어리와 전통주 양조장이 성장하고 있고 관심도 늘어나는 것 같다. 매년 참관하는 맥주 박람회에 참가하는 업체도 증가하고 사람들도 많아지는 추세다 보니 내 회사도 아닌데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나는 하나의 목표를 잡았다.

"한국의 술 문화를 바꿔보자."

중간 목표는 명확하다. 한국의 모든 식당에서 손님이 '술을 고르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 전국 곳곳에는 이미 뛰어난 양조장과 브루어리가 존재한다. 이 술들이 그 지역 식당에서 선택지가 되고 더 맛있고 유명해지면 전국 유통으로 확장되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최종 목표는 이것이다.

"한국에서 만든 술들이 세계로 뻗어나가, 전 세계 사람들이 한국 술을 즐기는 것"

그날이 올때까지 많은 일들이 펼쳐지겠지만 나는 준비됐다.

우리나라 술, 문화가 더 풍부해지길 바라며 한 걸음씩 나아가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