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가만히 따져보니 제가 3년 넘게 매주 글을 써왔더라고요. 2024년부터 브런치 스토리에 연재를 시작했고, 그전에도 꾸준히 출판사의 문을 두드려 왔으니까요.
처음 펜을 잡았을 땐 참 야무진 꿈이 있었습니다. 내 이름이 박힌 근사한 책 한 권을 세상에 내놓고, 그 책을 밑거름 삼아 전국으로 강의를 다니는 멋진 작가가 되고 싶었죠.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공모전 당선 소식은 멀기만 하고, 제 이름으로 된 책은 단 한 권도 갖지 못했으니까요.
그사이 주변 분들이 자기 이름으로 된 책을 내고 단톡방에 홍보하는 모습을 볼 때면, 솔직히 마음 한구석에서 부러움과 질투가 피어올랐습니다. ‘나는 그동안 도대체 뭘 하고 있었나’ 싶어 혼자 땅을 깊게 파기도 했고요. 누구는 내가 꿈꾸던 자리에 먼저 가 있고, 누구는 억대 연봉과 성과급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는데 나만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가슴 한구석이 뻥 뚫린 기분이었습니다. 모르는 사람 이야기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잘 아는 사람들의 성공을 보니 괜히 "사돈이 논밭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온몸으로 체감되더군요.
하지만 참 다행입니다. 저에게는 학교라는 단단한 일상이 있고, 그곳에서 학생들과 너무나 잘 지내고 있으니까요.
사실... 처음 교직에 들어왔을 땐 담임 맡는 게 무서울 정도로 겁이 많았습니다. 초창기에는 학생들에게 머리카락을 잘리기도 하고, 거울에 맞을 뻔한 적도 있었거든요. 오죽하면 관리자분들께 "담임만 안 시켜주시면 어떤 일이든 하겠다"라고 애원하며 다녔을까요.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관리자분들도 어떻게든 저를 다른 학교로 보내고 싶어 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시간은 참 무섭고도 강력한 무기더라고요. 요즘의 저는 아이들과 나란히 앉아 연애 상담을 하고 입시 고민을 들어주는 이 시간이 정말 좋습니다. 오죽하면 희망 업무를 적을 때 학교 규정까지 샅샅이 뒤져가며 적습니다. "몇 조 몇 항에 근거해서 저는 꼭 담임을 해야 합니다"라고요. 얼마 전엔 교감 선생님께서 "선생님은 담임이 참 잘 맞는 것 같아요"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제가 생각해도 그래요"라고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담임이 좋아지다 보니 다른 선생님들이 기피하는 아이들도 기꺼이 우리 반으로 받게 되었습니다. 이미 학년에서 우리 반 학생수가 가장 많은 상태로 추가로 더 받은 상황이지만 그래도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제가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파란만장한 일들이 많았지만, 그런 예외적인 상황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며 저 또한 참 많이 배웠습니다. "아, 이 일은 이렇게 처리할 수도 있구나" 하고 말이죠.
그렇게 아이들과 부대끼며 열심히 살다 보니, 어느새 글을 써야겠다는 강박을 잠시 잊고 살았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악착같이 성공하고 싶다는 욕심이 가득했는데, 지금은 뭐랄까요... 조금은 내려놓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청소년 대상 강의라면 누구보다 잘할 자신은 있지만, 책 한 권 없고 인기 글 상위권에도 못 오르는 제 처지에 조금 힘들 수도 있겠죠. 그래도 뭐, 언젠간 하다 보면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제부터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어떤 글을 쓰는 게 좋을까 고민을 하다 보니 학교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며 자주 받았던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하는 게 어떤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우리 학교 학생들 몇몇은 저를 친구보다 더 편하게 생각합니다. 친구에게도 못 할 비밀스러운 고민을 저에게 툭툭 던지곤 합니다. 그 아이들과 나눈 진솔한 이야기들을 글로 적으면, 분명 다른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전처럼 매주 꼬박꼬박 올릴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진심을 다해 써보겠습니다.
오랜만에 돌아온 제 이야기를 읽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여기서 자주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