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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10. 2024
입지가 중요: 민족주의
부동(不動)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물리적으로 이동할 수 없는 것, 즉 고정된 자산을 말합니다. 산(産)은 "재산" 또는 "소유물"을 뜻하는 말로 부동산이란 땅이나 건물처럼 움직일 수 없는 자산을 뜻합니다.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라고 말합니다. 위치에 따라 접근성, 교통, 편의시설, 학군 등이 크게 달라지며, 이러한 요소들이 수요와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어떤 악기를 전공하는지에 따라 어떤 나라로 유학을 갈지가 달라지지만 보통 클래식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을 선택하고, 실용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미국을 선택합니다.
오페라의 발상지가 이탈리아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오페라는 이탈리아어로 만들어졌습니다. 뒤이어 프랑스, 독일이 음악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다가 20세기 들어 뮤지컬, 영화 음악 등이 미국을 중심으로 발달하면서 실용음악을 할 거면 미국으로 유학을 가야 한다는 말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19세기 초반만 하더라도 모두가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스타일의 음악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자라온 나라의 음악 스타일을 조금씩 녹여낸 음악을 만들다가 19세기 중반 민족주의가 도래하면서 본격적으로 내 나라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차이코프스키의 음악만 하더라도 러시아적인 느낌이 나기는 하지만 대놓고 러시아 음악을 표방하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차이코프스키의 음악 중 발레음악이 특히 러시아적인 느낌이 많이 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5인조(발라키레프, 보로딘, 무소르그스키, 큐이,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음악은 다릅니다. 그들은 대놓고 러시아의 전통 음악과 민속적인 요소를 바탕으로 곡을 작곡합니다.
쇼팽은 민족주의 작곡가는 아니지만 폴란드 스타일의 곡을 많이 만듭니다. 쇼팽곡 중 폴로네즈와 마주르카는 폴란드 전통 춤을 피아노로 표현한 곡입니다.
19세기 유럽에서는 여러 민족 국가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각국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대중 교육의 확산과 계몽주의 사상은 민족 정체성에 대한 관심을 높였고, 이에 따라 각국의 민속 음악을 연구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이 증가했습니다.
모든 곳의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이 아닌 것처럼 민족주의 시대가 됐음에도 모든 나라들이 고르게 조명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외 새롭게 조명을 받은 나라로는 러시아, 체코, 폴란드, 헝가리, 노르웨이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 나라만의 독특한 문화를 음악에 잘 녹여내야만 관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스메타나는 <나의 조국> 중 "몰다우"를 전 세계적으로 흥행시켜 한강보다 작은 몰다우 강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그 역시 <페르귄트 모음곡>을 흥행시키면서 세계인들에게 노르웨이의 자연풍경을 음악을 통해 알렸습니다.
몰다우강레게는 자메이카 음악으로 그루비한 리듬과 독특한 비트가 특징인 음악입니다. 컨트리와 포크는 대표적인 백인들의 음악입니다. 흑인들 역시 재즈, 힙합이라는 음악이 있습니다.
한국의 대중음악을 k-pop이라고 하지만 국악 스타일의 음악보다는 압도적으로 pop 스타일의 음악이 다수를 차지합니다.
실용음악을 전공하려고 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국악을 공부하기보다는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미국 스타일의 음악을 배워옵니다.
트로트는 엔가라고 하는 일본 음악과 비슷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한국만의 음악이라고 주장하기에는 이견의 여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주류가 주류가 되기 위해서는 주류를 따라 하는 것이 아닌 비주류 문화를 주류로 끌어올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BTS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어느 순간 BTS의 음악은 영어 가사로 된 지극히 팝스러운 음악이 된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K-pop에 대한 관심이 대단합니다. 이러한 관심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 지속되기 위해서는 미국 스타일을 따라 만드는 것이 아닌 K-pop만 독특함을 음악에 잘 녹여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