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영화 길복순 쿠키영상에 대한 해석

<길복순>(2023) 리뷰 및 분석#3

by 파도
영화 길복순 쿠키영상

보색이 주는 메시지가 정말 흥미로운 영화다. 영화 전반에 담겨있는 색을 활용한 메시지는 영화의 쿠키 영상까지 이어진다. 길복순은 영화에서 대사로 잠시 등장했던 킬러 ‘사마귀’의 스토리를 담은 스핀오프가 제작될 예정이지만, 현재 후속작이 예정되어있지 않은 작품이다. 이어지는 서사가 없기에, 쿠키 영상에 대한 자유로운 해석이 가능하다.

쿠키 영상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두 가지다. 우선은 빨간 옷을 입은 재영의 모습이다. 눈에 띄게 밝아진 모습이고, 당당해졌다. 재영의 빨간 옷은 앞 글에서 이야기한 재영에 대한 해석의 연장선이다.

온전한 자신의 색을 더 이상 감추지 않는다. 자신이 가진 색을 복순에게 밝히고, 복순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더 이상 감출 필요가 없어진 재영의 모습이다. 학교에서 퇴학을 당했음에도 홀가분해 보이는 모습이다. 빨간 옷을 입은 채 미소 짓는 재영의 모습은, 빨간 코트를 입은 채 졸업식에서 미소 짓고 있던 복순의 모습과 오버랩되기도 한다.

두 번째로는 재영을 부르는 복순의 모습이다. 흥미롭기도 하지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 보이는 장면이다. 해당 장면에서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사과뿐이다. 켜져 있는 tv에서는 오정식 의원의 사망과 관련한 뉴스가 흘러나오고, 복순은 재영을 부르다 tv를 보고는 멈추는 모습이다.

뉴스에서 흘러나온 오정식 의원 사망 사건은 복순의 작품일 것이 명확하다.

해당 장면은 영화에서 한번 등장했었다. 구도와 소품 배치, 인물의 위치 등이 거의 동일한 장면이 등장했었다. tv에선 오정식 의원과 관련한 뉴스가 흘러나오고, 온실에서 화초를 손질하다 뉴스를 보는 복순의 모습과 함께, 칼소리를 사운드로 삽입했었다.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 칼소리는 복순의 살기를 의미한다는 점을 남긴다.)

해당 장면과 쿠키 영상의 장면은 굉장히 흡사하다. 쿠키 영상에서 이전 장면에서 등장한 칼소리에 대한 복선을 회수하는 듯하다.

두 장면의 큰 차이점은 사과가 주는 암시에 있다. 영화의 전반에 사과는 복순과 재영에게서 지속적으로 등장했다. 재영은 항상 사과를 베어 물며 잇자국이 남은 사과를 들고 있었지만, 복순이 사과를 먹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았다. 해당 장면에서 등장하는 사과는 한입을 베어문 재영의 사과가 아닌, 복순이 마트에서 산 것과 같은 온전한 사과다.

사과를 통해 해당 뉴스가 복순의 작품임을 암시한다.

(오정식 의원의 사인도 복순의 작품임을 짐작할 수 있는 이유다. 오정식 의원은 가스로 인해 사망했는데, 복순이 그의 아들에 대한 작품에서 사용한 방식과 동일했다.)


복순은 오정식 의원을 왜 죽였을까? 부모의 역할을 저버린 한 남자에 대한 분노였을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