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 진행중인데
차 사도 되나요?
개인회생이라는 게 내 재산이나 소득으로 빚을 다 못 갚아서 하는 거다 보니 회생 신청하고 바로 집이나 차를 새로 사는 경우는 잘 없긴 한데요.
하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차 정리하고 중고차를 하나 새로 사거나 아니면 회생인가 받고 내 명의로 아파트 분양받거나 새로 집 장만하려는 경우는 가끔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회생 중간에 혹시 자동차나 집 같은 걸 내 명의로 사도 괜찮은지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어요.
왠지 회생 인가되면 다 끝났다고 생각하고 그때부터는 내 마음대로 다 할 수 있을 것 같잖아요?
그런데 사실 이게 꼭 그렇지가 않습니다.
오늘은 회생 중간에 내 명의로 자동차나 집을 사도 되는지,
그리고 혹시 사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회생 단계별로 차근차근 설명드릴 테니까 회생 고민 중이거나 아니면 이미 진행 중인 분들은 포스팅을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가진 재산을 파악하는게 중요해요
개인회생에서는 소득도 중요하지만 내가 가진 재산이 얼만지도 상당히 중요한데요.
내 재산을 다 팔아서 돈으로 환산했을 때의 가치를 청산가치라고 하는데, 회생에서 면책을 받으려면 최소한 이 청산가치만큼은 법원에 변제금으로 내야 합니다.
그런데 내 명의 차나 부동산 같은 것들은 모두 청산가치로 잡히는 재산이거든요.
보통 회생 신청할 때 재산목록을 법원에 제출하고 거기 적힌 재산을 청산가치로 잡는데 만약에 이런 재산이 회생 신청서 내고 나서 생기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개인회생에서의 청산가치는 회생이 면책될 때까지 따지기 때문에 설사 신청하고 나서 내 명의로 차나 집을 사더라도 청산가치 이슈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법원에 위 재산의 자금출처도 소명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걸 회생진행 단계별로 말씀드려볼게요.
회생절차를 총 4단계로 나누면,
첫 번째가 ‘신청 후 개시결정전 단계’,
두 번째는 ‘개시결정 후 인가전 단계’,
세 번째는 ‘인가 후 면책전 단계’,
마지막으로 ‘면책 후 단계’인데요.
첫 번째 단계에서 뒷 단계로 가면 갈수록 내 명의로 차나 집을 사는 게 점점 문제가 안 됩니다.
법적으로 완전히 아무 문제 없으려면 마지막 단계인 면책 후에 구매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그 이전 단계에서는 시기별로 이게 다 조금씩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드리면요.
‘신청 후 개시결정전 단계’에서 집이나 차를 사게 되면, 이때는 원칙적으로 이걸 반영한 변제계획안을 다시 법원에 제출해야 합니다.
그런데 내가 회생신청 하고 새로 재산이 늘었는데도 별도로 재산목록이나 변제계획안을 수정 안 하고 있다가 법원이 이걸 알게 되면 자칫 재산을 허위로 기재한 걸로 오해받을 수가 있어요.
채무자가 서류를 허위로 제출한 걸로 인정되면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회생이 기각될 수 있습니다(채무자회생법 제620조 제2항 제1호 참조).
그런데 법원은 내가 신청서에도 안 쓴 자동차나 집 구매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
이 단계에서는 보통 법원에서 보정명령이라는 게 나오는데요.
만약에 재산 관련 서류를 충분히 안 냈으면 이때 추가로 제출하라고 하거든요.
세목별과세증명서나 지적전산자료조회결과 같은 게 자동차나 부동산 소유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인데요.
그게 아니더라도 보통 보정단계에서 제출하는 은행 입출금 내역을 통해서도 차나 집을 구매한 사실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단계에서 집이나 차를 샀는데도 그 사실을 숨겼다간 보정 과정에서 들통나기 쉬운 거죠.
이 단계에서 혹시라도 차나 집을 구매했다면 이런 내용을 반영한 변제계획안을 다시 짜서 법원에 내야 문제가 없습니다.
'개시결정 후 인가전 단계'에서 구매한 경우에는요.
일단 서류는 다 제출하고 개시결정이 나왔기 때문에 자동차나 집을 사더라도 관련 자료를 채무자가 직접 제출하지 않으면 법원도 그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대신 개시결정 후에 채권자집회라는 걸 하게 되는데 채권자들이 내 재산이 늘어난 사실을 알고 이의신청을 하거나 채권자집회에 가서 판사님께 이야기를 해서 밝혀지게 되면 이것 또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인가 후 면책전 단계'인데요.
이때는 채권자집회도 끝나고 인가결정도 났다 보니 사실상 법원이 내 재산 변동사항을 알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그렇지만 완전히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인가 이후에도 채권자가 내 재산 상황을 알고 법원에 변제계획변경 신청을 해 달라고 할 수가 있어요.
실무상 이런 경우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데 그래도 만약에 개인채권자가 있는 분이라면 조심해야 합니다.
개인채권자가 ‘내가 숨겨둔 재산으로 집 사고 차 샀으니 회생폐지해 달라고 하거나 아니면 재산이 늘었으니 변제금을 올려달라’고 법원에 이의제기를 하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조건부인가를 받은 케이스 중에는 인가 후 재산 변동을 확인할 수 있는 세목별과세증명서를 면책 전까지 매년 제출하라고 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런 분들은 인가를 받았더라도 특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인가 이후에 무조건 내 명의로 차나 집을 사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그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면책 후 단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내 명의로 차나 집을 사는 게 거의 문제되지 않습니다.
면책받고도 ‘채무자가 부정한 방법으로 면책 받은 경우 면책을 취소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626조 제1항)라는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일은 실무상 거의 찾아보기는 힘듭니다. 그러니까 면책 받고는 거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결국 회생 면책될 때까지 내 명의로 뭘 사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보통 인가결정 전까지는 내 명의 재산을 늘리는 건 추천드리지 않구요.
인가 이후에는 실무상 문제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숨겨둔 재산으로 사는 거 아닌 이상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래도 혹시 총 변제금 납부액이 적어서 내 명의 재산이 조금이라도 늘면 바로 청산가치 문제가 발생하는 분들은 가급적 최종 면책 이후로 미루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추가로 궁금한 점 있으면 아래 링크나 법무법인 김앤파트너스로 전화 주시면 친절히 답변드리겠습니다.
다음에도 더 좋은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