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드 패밀리

내 행복이 죽은 줄

by 로로

첫째 낳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같은 산부인과의 선생님을 찾아가자 간호사선생님부터 나를 기억하곤 반겨주셨다. 초면도 아니고 해서 음료수를 사가며 쑥스러운 마음을 담아 내미니 선생님도 간호사분도 농담반 진담반 한창 바쁠 텐데 더 바빠지겠다며 얘기해 주셨다.


둘째는 수더분하게 뱃속에서 자라기 시작했고 동시에 첫째의 대학병원 투어가 시작되었다. 한 군데 보단 세 곳정도 진료를 보는 게 좋다는 인터넷 글을 보았다. 유명선생님들 예약은 기본 두세 달은 걸렸다. 처음에 우리는 코로나베이비기도 하고 우리가 부족해서 아이가

느려진 줄 알고 의사 선생님만 만나면 첫마디를 저희가 뭔가 잘 돌보지 못해서 늦어진 거 같다고 얘기를 꺼내며 아니길 바랐지만 슈크림빵을 간단하게 진료해 보시면서 아직 어리니 다양한 자극을 줘보라는 선생님도 당장 mri를 찍어봐야 한다는 선생님도 아이는 밥만 주면 원래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한다며 슈크림빵이 단순 발달지연은 아닌 거 같다 하셨다.


선생님들의 표정을 보며 임신 중 호르몬 탓일 수도 있지만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아기를 출산만 하면 자라는 데는 내가 알던 상식선의 어려움만 존재할줄 알았지 감당이 안 되는 어두움이 밀려오는 것 같았다. 어머니와 엄마에게도 알릴 일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나의 검색기록들 때문이었는지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닉부이치치라는 분의 인터뷰영상을 보게 했다. 팔다리가 없지만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힘 있는 강연을 하고 다니는 분이었다.

인터뷰내용이 모두 내 마음에 위로를 주었지만

절망적인 일이나 사람으로 인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냐는 질문에 대답하는 내용들이 쭈욱 이어지는 가운데

저는 이미 팔다리가 없는데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의 장애까지 있어야겠어요? 하는 되묻기로 자신의 말을 정리했다.


슈크림빵의 발달장애에만 꽂혀있던 나는 마음의 장애라는 단어를 접한 뒤 사람은 누구나 눈에 보일 수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 장애 또는 상처를 갖고 있을 수 있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 같았다.

나에게 벌어진 일이 굉장히 특별난 일로 다가와 내 인생의 행복이 끝난 것처럼 느껴젔던 마음이 무언가 다른 이들도 우여곡절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인생은 누구나 다 힘들다라는 생각을 하게됐다.


조금은 힘을 내며 이 에너지가 며칠을 갈지 알 수 없었지만 내 인생을 통틀어 가진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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