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드 패밀리

작은 천국

by 로로

슈크림빵 담당샘께서는 현재로선 재활치료만이 답이라는 얘기를 해주셔서 다른 대학병원과 사설센터들을 더 알아봤다. 금세 일주일 스케줄이 꽉 차게 됐다. 슈크림빵 재활운동담당은 아빠가 되어 매일 슈크림빵은 아빠와 병원이나 센터를 가게 됐다.


병원보다는 센터가 함께 다니는 친구들과 부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기에 좀 더 개방? 적으로 돼있다. 센터에 다니는 친구들은 슈크림빵보다 나이가 많은 편이라 슈크림빵이 막내정도라고 했다. 여느 때처럼 십 분 정도 미리 도착해서 대기의자에 슈크림빵을 안고 앉아있었는데 코로나 기간이라 마스크는 썼지만 둘에게 관심을 보이는 초등형아가 등장했다고 한다.


처음엔 섣불리 말을 걸지 못하고 단팥빵의 얼굴과 슈크림빵을 번갈아 살피더니 아이가 물었다고 한다.

아이 : 아빠세요?

단팥빵 : 응..

단팥빵은 슈크림빵을 데리고 다닐 때마다 코로나라 그나마 마스크를 쓰고 다녀서 본인의 나이가 덜 드러나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하곤 했다.

그날도 그 아이가 본인의 나이가 많아 보이니 질문을 하는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은 예상밖의 대답이었다.


천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단팥빵은 순간 멍해졌다가 미소가 지어져서 웃음으로 화답했다고 한다. 그 아이는 단팥빵의 표정을 보곤 만족한 듯 재활치료를 받으러 자신의 선생님께 갔다고 했다. 그 아이의 마음에 천국이 있었던 것 같다. 나는 그 아이의 말을 전해 듣고 잠깐 충격을 받았다.


앞으로 어떻게 재활치료를 어떤 식으로 훈련할지에 대해서만 초점이 더 맞춰져 있었는데 우리 슈크림빵의 마음에도 작은 천국을 느낄 수 있도록 아이와 교감하며 나아가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고민을 하던 입원을 해서 힘들게 받는 치료들 보다는 슈크림빵의 기분을 맞춰가며 신나게 받을 수 있는 계획들로 선택하게 됐다. 재활치료도 정말 천차만별이라 길도 많고 방법도 많지만 슈크림빵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즐거울 만큼 받기로 정했다.


상담을 해주셨던 재활선생님들 중에도 억지로 무리해서 시키는 것도 효과가 있을진 몰라도 아이가 몸을 처음 움직일 때의 기억들이 너무 힘들고 재미없던 기억들로 채워지는걸 본인도 지양한다고 하셨다. 담당샘의 말을 듣고 재활에 모든 걸 걸려던 나의 마음은 그 아이의 한마디로 방향을 돌리게 되는 큰 계기가 되었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알려준 닥터지나영선생님의 영상을 듣다가 지나영선생님의 부모님이 자식은 어떻게 만들려고 낳는 게 아니라 사랑하려고 낳는 거야란 말에 마음이 너무 따뜻해짐을 느꼈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오랜 시간 성장할 때까지 붙어있어야 하는 슈크림빵과 나는 사랑하기에 참 좋은 상황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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