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드 패밀리

아기가 말이 늦어지면 이비인후과를 가는 이유

by 로로

MRI결과를 토대로 담당샘은 이비인후과와 안과를 연결해 주셨다. 소뇌가 청력과 시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검사를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하셨다.

평소 슈크림빵이 호명반응이 있어 청력은 자신 있다 생각하며 이 자신감으로 이비인후과 선생님 앞에서 말했다.


소보로 : 저희 담당선생님이 이비인후과 가보라 하셔서 왔지만 저희 아기가 평소 호명반응은 있어 이상이 있는 것 같지 않아요.. 선생님.

선생님 : 어머님~원래 아기가 말이 늦어지면 대학병원에 와서 이비인후과를 먼저 옵니다. 세 가지 이유가 있어서예요. 첫째는 자폐 둘째는 청력이상 셋째는 지능저하를 판별하기 위해서죠.

소보로 : 태어났을 때 신생아실에서 청력검사도 이상 없었는데..다른 검산 가봐요..?

선생님 : 슈크림빵이 하게 될 검사는 뇌파검사예요.

mri자료를 보니 달팽이관이 형성이 덜된 것 같기도 해서.. 검사를 해보셔야 하긴 해요. 일상대화를 할 때 들을 수 있는 데시벨까지 슈크림빵이 들을 수 있는지 아주 작은 데시벨부터 큰 소음까지 수면마취한 상태에서 신호를 보내보는 검사입니다.

소보로 : 아.. 네. 선생님.


난 단순히 귀가 들리면 들리나 보다 했지만 평균데시벨이상을 듣지 못하면 보청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소리가 들리는 게 다가 아님을 알고 검사일정을 잡았다. 모든 검사가 그렇듯 뇌파검사도 대기시간이 세 달 정도가 걸렸다. 우리는 세 달 동안 혹시나 하는 마음에 평소보다 큰 목소리로 슈크림빵에게 말을 걸었고 슈크림빵은 한동안 엄마 아빠를 이상하게 쳐다봤다.


처음이 어렵다고 병원도 계속 오다 보니 주차하는 요령부터 수면마취 준비요령 대기시간이 길어질 때 시간 때우는 요령까지 다양한 경험들이 쌓여가는 것 같았다. MRI검사 때보단 조금 더 여유 있는 마음으로 슈크림빵을 재우고 검사가시작 됐고 삼십 분 정도 마카롱과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다 검사실 앞을 지키고 있던 단팥빵에게 돌아왔다. 역시나 깨지 않고 검사를 한 번에 잘 받은 슈크림빵이 나오고 우린 지난번처럼 어느 정도 기척만 있음 귀가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슈크림빵이 기척이 전혀 없었다. 깊이 잠든 숨소리만 들릴뿐 금세 쫄보가 되어 큰소리로 귀에 대고 슈크림빵을 부르고 팔다리를 주무르기 시작했고 간호사선생님이 먼저 반응을 살피기 위해 슈크림빵의 손과 발을 꾹 눌러보셨다.

그제야 슈크림빵이 표정을 찡긋하며 반응이 왔고 이내 코 고는 소리가 들렸다. 우린 여유를 다시 주서 담고 혹시 모를 상황에 슈크림빵이 완전히 깨기 전까진 귀가를 하지 않기로 하고 기다렸다. 삼십 분 정도가 더 지나자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했고 그제야 슈크림빵에게 엄마아빠 놀라게 하려고 자는척한 거 아니냐는 돼먹지 않은 농담을 하며 집에 올 수 있었다.


일주일 뒤 검사결과를 듣기 위해 이비인후과로 갔다. 선생님은 우리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슈크림빵 청각이.. 정상입니다. 하고 보자마자 대뜸 결론부터 말해주셨다.


새삼 우리가 보고 듣고 하는 것뿐만 아니라 신체의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건 당연한 게 아니라 기적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매일이 당연한 하루가 아니라 기적같은 하루인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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