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서 돌아오는 건 언제나 싸늘한 침묵이었다
따뜻한 말 한마디 작은 눈빛 하나에도 흔들리던 나였는데 왜 그 차가움 속에서도 끝내 너를 놓지 못했을까
믿을 것도 없는 관계였고 희망이라 부를 수 없는 것들뿐이었는데도 나는 스스로 벼랑 끝에 매달려 너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었다
나는 쉽게 정을 떼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깊이를 나조차 알 수 없는 마음 끝을 가늠할 수 없는 바다 같은 곳에 너를 조용히 담아두었다
언젠가는 끝이 온다는 걸 알면서도 너라는 감정에 집착했다
영원이란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너에게만큼은 지워지지 않는 사람이길 바랬다
네 기억 어딘가 아주 작게라도 남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결국 아프고 무너지는 건 언제나 나였고 시간이 지난 후 남은 건 쓰라린 후회뿐이었다
그런데도 너의 사탕발린 한마디에 나는 또 무너졌다
그 말 한마디에 모든 걸 버리고 다시 너로 시작하려 했다
시작의 끝이 언제나 공허함이라는 걸 알면서도
나는 또다시
나의 시작이 너이길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