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쉼의 마지막 날
햇살은 책장 위로 미끄러지고
가족의 웃음은 벽에 희미하게 남았다
나는 옷을 개듯
하루를 접는다
겹겹이 개어 넣는
사소한 기쁨들 ―
어제의 산책, 저녁의 웃음,
묵묵히 다듬은 침묵 하나까지
문득 생각한다
삶의 마지막 날엔
나는 무엇을 싸고 있을까
가져갈 수 없는 것들 사이에서
무엇을 가장 오래 만지작거릴까
비워낸 서랍 속에서
끝내 놓지 못한 사랑 하나
말하지 못한 말들 몇 줄
그날도 나는
짐을 싸듯
하루를 정리할 수 있을까
남은 따뜻함만
주머니 속에 접어 넣고
지는 햇살을 따라
조용히 문을 나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