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아래 천천히

by 문주성

사람도

과일처럼 익어간다


햇살을 오래 머금은 이

그늘 아래 조용히 숨 쉬는 이

서로 다른 시간 속에서

조금씩 단맛을 배운다


겉은 고운 웃음으로 빛나지만

속은 아직 덜 익은 슬픔

아니면 아린 상처

혹은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진짜의 마음


반듯한 껍질 아래

허물어진 속살을 감춘 이

상처 난 피부 아래

더 진한 향기를 품은 이도 있다


우리는

말 대신 눈빛으로

서로의 익음을 알아채고


때로는 망설임 끝에

조심스레 한 입 물며

그 사람의 계절을 맛본다


사람도

과일처럼

하루하루 익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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