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루

by 문주성

모래 위에 깃든 빛이

물결처럼 흔들린다

나는 그 물을 향해 걸어간다


멀리서 춤추는 푸른 숨결

손끝이 닿으려 하면

바람 속으로 흩어지고

햇살 속에서 이슬로 녹아 사라진다


그러나 나는 안다

그 물은 하늘로 오르고

구름 속에서 몸을 다시 빚어

언젠가 다른 곳의 갈라진 땅에

첫 빗방울로 떨어질 것을


잡히지 않는 한 모금의 물이

나를 목마르게 하고

또 살아가게 한다

그것은 사라지지 않는

나의 신기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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