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아무런 생각 없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영구에게 보내는 편지 36

by 김정겸


당신은 아무런 생각 없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을 괴롭히는 일상의 혼란함을

생각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럴수록 당신의 화가 극에 달아 혹여라도 몸이 상할 것 같아서입니다.


저 혼자만 생각하면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당신을 힘들게 하는 그 모든 것에 대하여

제가 생각하고 해결할 수 있었으면 해서 하는 말입니다.


당신은 지금 너무 지쳐 폐부 저 깊은 곳에서 나오는

당신의 한숨이

제 가슴을 아리게 합니다.


그 일상을 생각하지 마십시오.

심리학자 프로이트(Freud)는 여러 개의 신경증적 방어기제,

즉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제 중 억압(repression)에 대해 말합니다.


의식적으로 억압을 가끔 사용하는 것은 병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잊어야 할 말, 사건, 인물에 더욱 강박적으로 집착하고 몰입하게 되면

당신만 힘들고 피폐해집니다.

그런 것을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하도록

의식적으로도 피해 보자는 것입니다.


기자나 편집자와 같은 뉴스 결정권자가

뉴스를 취사선택하는 게이트 키핑(gatekeeping)을 해보자는 것입니다.

당신의 생사여탈권을 당신이 쥐고 있으니

선택적으로 당신을 아프게 하는 것을 배제해보자는 것입니다.


당신이 힘들어하고 아파할 때마다

저를 생각하십시오.

그것이 당신의 삶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당신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고 싶은

윤활유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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