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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Liquid Love

최악의 연인

by 홍재희 Hong Jaehee



연애/연인(배우자/파트너) 관계는 그 안에 육체적이면서 정서적인 끌림이 동시에 존재한다.

바로 연인 관계의 특수성이다.

(단순히 친구라면 정서적인 교류를 나누더라도 육체적인 관계까지는 나누지 않는다.)


그러나 연애도 결국 인간관계 중 하나다.


인간관계에는 보편적인 원칙이 있다.

모든 인간관계에서 기본 원칙이 되어야 하는 것은

타인을 독립적인 인격적 주체로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상대에게 의존하거나 상대를 지배하려 든다면 그건 정말 좋지 않은 인간관계다.

누군가에게 의존하게 되면 자신의 존엄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긴다.

의존하기 때문에 지배할 수 있게 된다.


연인 관계도 똑같다.


사랑하므로, 우리는 연인이니까,

'모든 것을 함께 해야 한다', 또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식의 의존적 관계가 많다.

24시간 뭐든 같이 해야 하고 24시간 늘 붙어있고

정서적으로 의지하다 못해 의존하며

한쪽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관계?

잘 보이고 싶어서 헤어지는 것이 두려워 상대를 가지고 싶어 소유하고 싶어서

그가 원하면 뭐든 해주고 그가 원하는 대로 맞춰주는 관계?


그러나 연인관계의 특수성이 인간관계의 보편성을 압도해서는 결코 좋은 관계가 될 수 없다.


남자든 여자든 이성이든 동성이든

나를 나로서 존중해 주는 사람을 사귀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내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는 사람?

어떤 요구를 하던 무조건 따라주길 바라는 사람?

서로를 성장시키지 못한 채 옭아매고 의존하고 집착하게 만드는

최악의 연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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