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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단상

따릉이 타고

자전거 산책

by 홍재희 Hong Jaehee




따릉이 정기권을 끊었다.


6개월에 고작 2만원 밖에 안 한다.


한여름 낮이 젤 긴 하지의 여운을 즐기기 위해


땡볕 아래 따릉이로 한강변을 달린다.


땀 뻘뻘 흘리며 이열치열 강바람 맞으며 달린다.


예전 제주도에서 자전거 종주한 시절이 스쳐간다.


자전거로 지나는 풍경이 문득 뉴욕 허드슨강변과 멜번 야라강변을 지나는듯 했다.


떠나러 바다 건너 멀리 갈 것도 없다.


내가 있는 여기가 바로 그 곳


페달을 밟을 때마다


우울과 무기력 스트레스와 찌꺼기들이


힘차게 심호흡을 할 때마다


들숨 날숨 단숨에 날라간다.


기분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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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푸르고 둥굴다는 걸 확인한 자전거길.


수풀이 우거진 천변에


버드나무가 바람결에 휘날리고


물망초가 흐드러지게 핀 길 사이로 나비 날고


내 맘도 훨훨 날고


강바람 맞으며 하늘을 향해 달리는 기분은


.


희열


.


자동차 대신 두 발로 땅의 힘을 받아


하늘의 기운과 바람의 위대함 앞에서


삶의 비루함을 어루만지는 시간.


돈 안 들고 환경 친화적으로 즐기는 여가와 휴식.


자전거 타고 달리기만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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