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아가페

by 우철UP

운동치료 시간이다. 나는 매트에 반듯이 누워 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내 바로 옆자리에서 치료를 기다리고 있는 젊은 여자 한 명이 있었다. 병원에 있는 동안 그저 스쳐 지나가고 말 한번 나눈 적이 없었던 여자이다. 그런데 마침 오늘 내 옆자리에 자리를 잡았기에 인사를 나눌까 했었다. 하지만 그녀는 안타깝게도 너무나 중증의 환자였다. 다리는 마비인 듯 무릎까지 오는 보조기를 차고, 양팔은 힘없이 축 쳐져 있었다. 눈은 거의 감긴 상태로 그녀는 어머니에게 아주 작은 소리로 속삭이는 듯 말하고 있었다. 그러면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의 눈과 귀가 되어 그녀를 보살펴 주고 있다.


또 어린아이 하나가 내 옆에서 치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아이도 매우 중증의 환자이다. 너무나 마음이 아플 정도로 중증이다. 그 아이를 볼 때마다 어서 빨리 줄기세포 연구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미래의 병원으로 데리고 가 치료를 시켜주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그들 모녀와 모자를 자주 보았다. 날이 좋고 햇살이 좋은 날은 그들의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햇살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볕이 가장 잘 드는 주차장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 그런 그들의 어머니의 모습은 측은하기보다는 오히려 ‘절대적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숭고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녀들의 자식이 혹여나 힘들어할까 봐 늘 웃고, 활기차 보이는 모습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모성애를 실천하고 있었다.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장기간 간호를 하다는 건 너무나 힘든 일이다. 벌써 몇 년째 그들의 곁에서 그들을 지키며 간호하고 있는 그들의 어머니는 그들이 회복될 때까지 그들의 곁을 반드시 지킬 것이다.


유대인 속담처럼 ‘신은 어디에도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어머니를 만들었다’라는 말은 그들의 어머니를 보면서 그 말의 참뜻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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