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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행복의 의미. 가족

1-8. 장애 그게 뭔데? 정신 줄 잡기.

by 우철UP


여느 날 저녁 같으면,

온 가족이 식탁에 모여 앉아 밥을 먹고,

아내는 설거지를 하고,

나는 아이들과 함께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을 것이다.

그리고 집 밖을 나온 김에 아이들 손에 이끌려 편의점에 따라갔을 것이다.


아내는 아이들에게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될 수 있으면 안 먹이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아내 몰래 아이들에게 과자를 많이 사 줄 수가 없다.


과자를 몰래 사 줄 때면 딱 한 봉지만 선택할 수 있도록 내 나름의 방침을 정했다.

편의점에 진열된 많은 과자들 중 딱 하나만 골라야 하니,

아이들은 뭘 고를지 몰라 선택장애가 찾아온 듯 이걸 집었다 내려놓고, 저걸 집었다 내려놓길 반복한다.


기다리다 못한 내가 찾은 특효약은 바로 카운트 다운이다.

10초 안에 선택하지 않으면, 선택권이 없어진다고 엄포를 놓는다.

그럼 카운트 다운 10초가 다 지나기도 전에 금세 하나씩 들고 나온다.


아이들은 과자 한 봉지를 들고 나오고, 나는 캔 맥주 하나를 들고 나온다.

그렇게 집 앞 편의점 파라솔 아래에서 아이들은 과자, 나는 캔맥주 마시며 토요일 저녁을 보낸다.


이것이 가장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이었다.

그러나 사고 이후, 나는 줄곧 병원에 있다.


그땐 미처 몰랐다.

평범한 일상과 소소한 행복의 소중함을.


이제야 집이 아닌 병원에 와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절실한 행복이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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