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길을 낸 사람의 기록

표현이 삶을 바꾼다는 것을 온몸으로 증명한 이야기들

by 최호용

'표현이 삶을 바꾼다는 것을 온몸으로 증명한 이야기들'


내가 쓰는 글의 주제는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은 역시 표현이다.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살피고, 관심하는 것이 내가 쓰는 글의 주제가 되어있다. 내 속에 있는 마음을 거침없이 쏟아내지 못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이해하는 것을 배우고, 소통을 가르치면서 내 삶은 보다 온전해질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 것도 있지만, 나는 글을 쓸 때 전체적인 큰 맥락의 가닥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것도 쓰고, 저것도 쓰면, 다양할 수는 있지만, 전문성이나 깊이가 없다고 했다. 내가 쓴 내용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모든 이야기가 소통과 표현에 집중되어 있다. 그림으로 표현하면 '내면의 지도'라고 할 수 있겠다.



내 글은 거창한 철학을 말하려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를 설득하려는 욕심도 없다. 그저 내가 살아낸 매 순간에서 얻은 배움과 인간관계에서 직면했던 감정의 결을 솔직하게 담아내고 싶었다. 관계에서 가장 쉽게 생각하고 지나쳐서, 그것이 관계의 금이 가게 만든 원인이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하는 방심이다. 수천 번도 더 하는 말이지만, 말하지 않으면 사라져 버리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마음은 꺼내 보여야 한다. 말을 나누어야 관계가 자라난다. 내가 쓰는 글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표현은 관계의 시작이고, 표현은 행복의 조건이다.



돌이켜 보면 나는 참으로 많은 상황에서의 표현을 보았다. 표현의 힘을 보았다고 해야겠다. 강연장에서, 상담실에서, 간병인의 자리에서, 그리고 가장 소소한 일상에서도 뒤틀린 관계가 말 한마디 꺼내는 것으로 유려하게 풀릴 때, 세상에 그 어떤 것도 진실 앞에는 사정없이 무너진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 글로 한 권의 책을 묶는다면 이런 흐름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다. 상처받은 마음과 화해하는 이야기, 오랫동안 침묵했던 사람이 용기를 내는 이야기, 인간관계 속에서 지혜롭게 대응하는 이야기, 그리고 나 자신의 살아온 여정의 이야기가 된다.



어쩌면 이 책은 인생의 후반부를 살고 있는 한 사람이 어떻게 자신을 밝히게 되었는지 보여주는 기록이 될 수도 있다. 배우가 되고 싶었던 소년, 30년간 간판을 만들고 디자인을 했던 장인, 50세에 공부를 시작한 학생, 그리고 12년 넘게 전국을 다니며 소통과 표현을 전하는 강사, 광고모델, 패션모델 이 모든 정체성이 한 곳에서 만나 '표현'이라는 스토리가 되어 만난다.


내가 쓴 글이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글이란 완벽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진심이 전달될 수만 있으면 된다. 독자는 잘 다듬어진 문장을 좋아하겠지만, 더 깊이 사랑하는 것은 문장 속에서 숨 쉬는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나는 수없이 흔들리며 살아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흔들렸던 이야기를 나는 글로 쓸 생각이다.


책을 엮는다는 것은, 지나온 시간을 다시 캐내 한 번 더 사랑하는 일과 같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까마득히 잊힌 이야기를 다시 찾아내야 한다. 그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그리고 그 이야기 앞에 내가 다시 선다. 그런 과정을 통과하면서 나는 새로운 나로 거듭난다. 용서와 화해와 포용과 관용이 되어 나를 다시 서게 한다. 내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결국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쓴다.


"표현하는 관계는 다시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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