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뎌짐, 한계
무언가를 그만둘 때를 떠올려보면 시간과 비용과 같은 현실적인 제약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시간을 좀 더 들이거나, 다른 곳에 쓰이는 비용을 끌어오면 되겠다 같은 실마리가 보이곤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니다. ‘무뎌짐’과 ‘한계’ 따위의 것들이다. 점점 무뎌지면서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는 것들. 그래서 결국 그만두고 말아 버리는 것들. 잠깐 생각을 바꿔보면 분명 필요해질 것들인데 말이다. 고민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한계로 이어지는 듯하다.
뭐 가끔은 현실과의 타협, 나 자신과의 타협을 통해 해결되기도 하는데 이건 또 정해놓은 목표에게 조금은 미안한 이야기가 돼버린달까. 쓸데없는 자존심만 굳건하달까. 마치 원카드 게임 중, 수중에 조커카드가 없지만 조커카드가 없어도 이길 수 있어! 와 같은 마음이랄까.
매주의 과제가 화수분처럼 나오던 대학 2, 3학년 때 들은 전공과목처럼 작금의 내 상황도 과제의 연속이다. 초등학생 때는 많게만 느껴졌던 한자 1,000자 쓰기, 30일 이상 그림일기 쓰기 같은 방학 숙제들이 이제는 그냥저냥 귀엽게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