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소소하다

전력자유화라고 들어보셨는지요?

나와 너의 에너지 ㅣ 윤성권

by 한공기
스크린샷 2016-02-03 오후 4.16.59.png 재생에너지 연구가


책상 앞에서가 아닌 사람들 속에서 좀 더 현실적이고 모두가 쉽게 접근 가능하고 실현 가능한 재생에너지 정책을 조사하고 연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 프로필ㅣ 윤성권
평소에 꿈을 디테일하게 꾼다. 그것을 각색해서 쓰면 재밌겠다고 생각함.




전력자유화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일본은 다음 달 4/1부터 전력자유화가 전면 실시됩니다. 전력자유화가 뭐지? 80년대 후반에 해외여행자유화도 아니고, 학창 시절에 두발자유화도 아니고 과연 무엇인지 궁금하실 거예요. 제가 잘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일본은 10개의 전력회사가 전력판매를 과점하고 있습니다. 우리로 따지면 한국전력이 지역에 맞게 10개쯤 있는 것이지요. 10개 회사가 전력판매를 과점하다 보니 자연스레 시장에서 전기요금은 상승하게 되지요. 값비싼 전기요금으로 일본 시민들은 뿔이 났습니다. 그래서 일본 정부는 지금의 과점체제에서 다른 사업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는 경쟁원리를 도입하였습니다. 경쟁이 되면 자연스레 전기요금이 내려가겠지요? 이것이 전력자유화의 큰 골자입니다.


그래서 4/1부터는 시장이 전면적으로 개방되기 때문에 아주 다양한 회사들이 전력판매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가스사업자, 통신사업자, 인터넷판매사업자 등이 다양한 전략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 약 200개에 넘는 사업자가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새로운 사업자의 참여로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각 회사들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결합상품들이 엄청 생겨나고 있습니다. 휴대전화-인터넷-전기요금 결합상품에 2년 약정 등의 조건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도 있고, 생활에 밀접한 전기설비+수도설비+유리창+현관문 등을 무상으로 수리해주는 생활서비스 상품도 있습니다. 또한 석유 판매회사는 주유소를 활용한 석유-전력 결합 판매 상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다나와’처럼 회사마다 전기요금을 비교하는 사이트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지자체에서는 별도로 회사를 설립하고, 지역 야구, 축구팀과 연계하여 지역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준비도 한창입니다.


만약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이라면 정말 재밌는 결합상품이 많이 나올 것 같은데요. 대중교통 할인, 커피 할인, 항공 마일리지 등 혹시 나중에 우리나라에도 도입될지 모르니깐 지금 상품 기획을 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일본의 전력자유화는 우리나라에도 상당한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내가 생산한 전기를 이웃에게 판매할 수 있는 즉 전기 소비자가 생산자도 될 수 있는 거래시장 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내가 우리 집 지붕과 옥상에 태양광을 많이 설치하여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하면 그것을 이웃에게 판매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일본의 전력자유화와는 조금 방식이 다르지만 이웃 간에 전기를 판매하는 시스템도 일종의 자유화라고 생각됩니다. 무역자유화, 교육자유화, 해고자유화(ㅜㅜ) 등 엄청난 자유화의 물결 속에서 무엇보다 팍팍한 우리 삶이나 좀 제대로 자유화가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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